폭스바겐 전동화 핵심 시설인 츠비카우(Zwickau) 공장이 일시적 생산 중단을 결정하면서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폭스바겐)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폭스바겐이 전기차 수요 감소로 독일 내 주요 공장 두 곳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사의 전동화 전략에 중대한 변화가 감지되면서 완성차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오는 10월 중순 독일 드레스덴( Dresden)과 작센주의 츠비카우(Zwickau) 공장에서 일주일간 생산을 멈출 예정이다. 츠비카우 공장은 폭스바겐 ID 시리즈를 비롯해 아우디, 쿠프라 전기차 6개 모델을 생산하는 핵심 전기차 전용 거점이다.
이와 함께 니더작센주 오스나브뤼크 공장도 주 1일 단축 근무에 들어가며, 에멘 공장 역시 ID.4와 ID.7을 생산하는 라인의 ‘휴무일(closure days)’ 검토에 들어갔다.
츠비카우 공장은지난 2020년 마지막 내연기관차를 생산한 이후 116년 역사를 마무리하고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됐다. 독일 통일 이전에는 트라반트(Trabant)를 만들던 공장이기도 하다. 전기차 전환의 상징으로 평가됐던 이 공장이 멈추게 되면서 유럽의 10년 내 EV 전환 목표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졌다.
폭스바겐뿐 아니라 피아트와 푸조를 보유한 스텔란티스(Stellantis) 역시 유럽 내 여러 공장에서 생산 중단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유럽 내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은 16%에 불과했고, 하이브리드차는 37%를 기록했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주행거리 불안이 여전히 전기차 보급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폭스바겐 대변인은 “고객 수요에 맞춰 생산 계획을 조정하는 것”이라며 “일부 공장은 교대 근무 취소가 불가피하지만, 다른 공장에서는 추가 근무를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내연기관차 생산의 본거지인 볼프스부르크 공장에는 주말 근무가 새로 편성된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 올리버 블루메는 최근 “배터리 전기차 수요가 뚜렷하게 감소하는 등 업계가 대규모 변화를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ID.4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단기적인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유럽 전기차 시장 둔화의 장기적 신호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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