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렉서스 브랜드의 출발점이자 일본 럭셔리 세단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렉서스 LS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1989년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36년간 생산돼온 이 플래그십 세단은 오는 2026년 LS500 AWD 헤리티지 에디션을 마지막으로 단종된다. 이는 같은 해 단종되는 스바루 레거시와 나란히, 동일한 기간을 이어온 또 하나의 장수 모델의 퇴장이다.
마지막 모델인 헤리티지 에디션은 250대 한정 생산되며 가격은 10만 730달러(한화 약 1억 4천만 원)로 책정됐다. 외관은 전용 색상인 짙은 블랙 톤의 ‘나인티 누아르(Ninety Noir)’로 마감되며, 20인치 다크 그레이 메탈릭 휠이 장착된다. 실내는 LS 최초로 리오하 레드(Rioja Red) 인테리어가 적용되고, 블랙 우드와 브러시드 알루미늄, 울트라스웨이드 마감의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가 조화를 이룬다. 센터 콘솔에는 한정판임을 알리는 ‘헤리티지 에디션’ 엠블럼이 새겨진다.

모든 좌석에는 열선과 전동식 벨트 리프트업 기능이 적용되며, 마크 레빈슨 23스피커·2.4kW 레퍼런스 서라운드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된다. 또한 파노라마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어드밴스트 파크 기능이 기본 제공된다.
성능 면에서는, 초대 LS가 5.0L V8 엔진을 얹었던 것과 달리 마지막 모델은 3.4L V6 트윈터보 엔진(출력 416마력, 토크 61.8kg·m)에 10단 자동변속기와 토센(Torsen) AWD 시스템이 조합된다.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5.2초가 소요된다.

1990년 첫 출시된 LS400은 당시 BMW 7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절반 가격으로 럭셔리 감성을 제공하며 세계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상자에서 꺼낸 순간부터 완성된 럭셔리 세단”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렉서스 브랜드가 단숨에 글로벌 고급차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단종 결정은 시대적 흐름 속에서 세단 시장이 축소되는 현실을 반영하지만, LS가 남긴 유산은 단순한 모델을 넘어 렉서스라는 브랜드의 존재 자체를 규정한 상징으로 남게 될 것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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