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보자동차가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배터리 기술을 전략적 무기로 삼고 있다. 내년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중형 전기 SUV EX60은 최신 플랫폼과 배터리 구조를 기반으로, 테슬라 모델 Y와 BMW iX3, 메르세데스 전기 GLC 등과 경쟁할 핵심 모델이 될 전망이다.
앤더스 벨(Anders Bell) 볼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사우스캐롤라이나 리지빌에 위치한 볼보 미국 공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EX60에 두 가지 서로 다른 배터리 화학 옵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조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차세대 SPA3 플랫폼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적용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볼보의 주요 배터리 공급사는 중국의 CATL과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이다. CATL은 LFP와 NMC(니켈·망간·코발트) 셀을 모두 생산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주로 고니켈 셀을 공급한다. 이미 소형 SUV EX30에서 유럽에는 51kWh LFP와 69kWh NMC 두 가지 배터리 팩을 제공하고 있는데, 미국에는 NMC 사양만 판매되고 있다. EX60 역시 지역별 전략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변화는 프리즘형(Prismatic) 대형 셀의 도입이다. 볼보는 배터리 셀 크기를 VHS 테이프와 비슷한 크기의 대형 프리즘형으로 표준화하며, 화학 조합에 구애받지 않는 ‘셀 옴니보어(Cell Omnivore)’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비용 절감, 무게 경량화, 차체 강성 확보에 유리하며, 배터리를 차체 구조에 통합하는 셀 투 바디(Cell-to-Body) 방식을 가능케 한다.
볼보는 이와 함께 엔비디아의 최신 차량용 슈퍼컴퓨터 Drive Thor(초당 1,000조 연산 처리)와 93% 효율의 3세대 전기 구동 유닛을 EX60에 탑재한다. 이는 차량의 자율주행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핵심 기술로 꼽힌다.
EX60은 볼보 스웨덴 예테보리 본사 공장에서 생산돼 내년 중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브랜드 전환기의 상징적 모델로, 전동화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퍼즐 조각이 될 전망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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