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콤이 스트리트 파이터 6 공식 글로벌 대회의 결승전을 유료로 생중계하기로 결정했다. 선수 다수와 팬들은 지적하고 있다.
캡콤은 도쿄게임쇼 2025 스테이지 라이브 이벤트에서 캡콤컵 12와 SFL: 2025 월드 챔피언십 일정을 발표했다. 두 대회는 3월 11일부터 15일까지 열리며, 11일부터 13일에는 캡콤컵 12 그룹 스테이지와 SFL 월드 챔피언십 예선이 진행되고, 14일과 15일은 결승전이 개최된다.
그룹 스테이지와 예선전은 무료로 온라인 생중계하지만, 결승전 생중계는 유료이며 1주일 뒤에 무료로 풀린다. 캡콤컵 12 결승전과 SF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유료 생중계 각각은 4,000엔(한화 약 3만 7,700원), 두 대회를 묶은 번들은 6,000엔(한화 약 5만 6,600원)이다. 단일 기준으로 보면 오프라인 티켓의 B석과 같은 가격이다.
이에 대해 선수들은 성급한 결정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격투게임 선수로 활동 중인 ‘MenaRD’ 사울 레오나르도 메나 2세(Saul Leonardo Mena II)는 29일 본인 X(트위터)를 통해 “일본에서는 이것이 일반적이고 팬들이 이를 감당할 수 있으나, 제가 사는 지역을 포함해 많은 곳에서는 이 게임을 할 형편이 못 되는 경우도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의 최고의 순간을 즐길 기회를 막아서는 안 된다. 아직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 출신의 스트리트 파이터 선수 ‘아델’ 아델 아누시(Adel Anouche) 역시 SNS를 통해 “캡콤의 매우 놀랍고도 이상한 결정이다. 그들에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고, 브라질 출신 스트리트 파이터 6 선수인 ‘장기에프_볼라도(Zangief_bolado)’ 안토니우 디니즈(Antônio Diniz)는 “진심인가? 시청자 수가 99.9% 줄어들 것. 이 방식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 출신 격투게임 선수 ‘iDOM’ 데릭 러핀(Derek Ruffin)은 “좋아하는 선수가 ‘쓰로우 루프드(throw looped)’에 걸리는 것을 보려고 돈을 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 밝혔다. 쓰로우 루프드란 격투게임에서 상대가 일어나는 타이밍에 맞춰 잡기 기술을 반복해 대미지를 입히는 상황을 뜻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등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주요 글로벌 e스포츠 대회에서도 온라인 생중계를 유료로 판매하는 경우는 없었다. 되려 드롭스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리그를 시청하도록 유도하거나, 스트리머와 협력하는 코-스트리밍 방식으로 중계 채널을 늘리는 전략을 선택한다.
특히 인기 리그 및 종목과 비교하면 시장이 좁다고 평가되는 격투게임 e스포츠 대회에서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결승전 생중계를 유료로 한다면 시청자 수 감소가 필연적이다. 공식 대회 결승전 유료 생중계를 캡콤이 고수한다면 대회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몸값을 높이는 선수에게는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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