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유럽 승용차 시장이 2025년 9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9월 서유럽 전체 승용차(PV)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9% 증가한 110만 대를 기록했다.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은 880만 대로 2024년 대비 1% 증가했다.
이 같은 회복세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로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된 데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실질임금 상승과 정부 지출 확대가 시장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글로벌데이터는 2025년 서유럽 승용차 판매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1,150만 대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인, 13개월 연속 성장세
5대 주요 시장(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모두가 오랜만에 성장세를 나타냈으며, 특히 스페인은 13개월 연속으로 판매 증가를 이어가며 돋보였다. 스페인의 9월 판매는 8만5,000대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브랜드와 딜러의 적극적인 판촉, 정부의 MOVES 플릿 교체 지원 프로그램이 주요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스페인 승용차 판매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영국, 전기차 보조금 효과로 ‘2020년 이후 최고치’
영국의 9월 승용차 판매는 31만3,000대로 전년 대비 14% 증가하며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판매는 158만 대로 2024년 대비 4% 증가했다. 특히 전기차(BEV) 판매가 7만3,000대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는 정부가 시행한 Electric Car Grant(전기차 보조금 제도)의 직접적 효과로 평가된다.
독일, 세 번째 연속 성장…정부 재정 확대가 긍정 신호
독일 시장은 9월에 세 번째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등록 대수는 23만6,000대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으며, 올해 누적 판매는 211만 대로 전년 대비 0.3% 감소에 그쳤다. 이는 2024년 9월의 낮은 비교 기준(기저 효과)과 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향후 경기 부양과 자동차 수요 회복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이탈리아, 정치·경제 불확실성에 성장 제약
프랑스의 승용차 판매는 전년 대비 1% 증가에 그쳤다. 2026년 예산안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가 취임 한 달 만에 사임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탈리아는 전년 대비 4% 증가했으나 여전히 경기 둔화로 회복세가 미약하다. 다만 향후 국가 회복 및 복원 계획(NRRP)의 일환으로 6억 유로 규모의 차량 보조금 패키지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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