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의 장기 협력 프로젝트인 ‘현대 커미션(Hyundai Commission)’의 올해 전시가 10월 14일(화, 현지시간)부터 내년 4월 6일(월)까지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터바인 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노르웨이 출신 사미(Sámi) 예술가 마렛 안네 사라(Máret Ánne Sara)가 참여한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Goavve-Geabbil》로, 현대사회 속에서 인간과 자연, 동물의 상호 연결성을 예술적으로 탐구한다.
사미 문화에서 길어 올린 생명과 공존의 미학
마렛 안네 사라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 북부에 걸친 ‘사프미(Sápmi)’ 지역의 선주민 공동체 일원으로, 순록 목축과 대지의 생태적 관계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영국 내 첫 대규모 개인전으로, 사미 사회가 직면한 생태 문제와 기후 변화 속에서도 **‘모든 생명체의 연결’**이라는 사미 문화의 근본 철학을 중심에 두고 미래 세대의 공존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시 제목 ‘Goavve-Geabbil’은 주요 작품
순록 가죽과 전력 케이블로 엮은 기후의 서사
터바인 홀 입구에 자리한 대형 설치작품
‘Goavve’는 사미어로 극심한 기후 변동으로 인해 지표면이 얼어붙어 순록이 먹이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을 뜻한다. 작가는 순록 가죽을 전통과 생명력의 상징, 전력 케이블을 산업화와 생태 변화의 메타포로 활용했다.
이 작품은 기후 변화로 희생된 생명에 대한 기념비이자, 인간과 자연이 맺는 상호 의존적 관계를 되새기게 한다.
순록의 호흡에서 착안한 미로형 설치 작품
전시장 안쪽에 설치된 <-Geabbil>(2025)은 순록의 독특한 코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미로형 설치 작품이다. 관객은 굽이진 통로를 따라 걸으며 사미의 문화와 정체성을 체험한다.
‘Geabbil’은 ‘유연함’ 또는 ‘적응력’을 뜻하는 사미어로, 기후 위기 시대의 지속 가능한 공존 전략을 모색하는 작가의 관점을 반영한다.
작품에는 순록의 가죽과 뼈가 사용되어, 생명 전체를 순환시키는 사미의 공동체적 가치와 ‘낭비 없는 삶’의 철학을 드러낸다.
향과 소리로 완성된 다감각적 경험
마렛 안네 사라는 후각과 청각을 결합해 관객에게 사미 세계관을 체험하도록 유도했다. 순록과 사프미 지역 식물을 상징하는 향, 전통 음악 ‘요이크(Joik)’와 구전 지식이 섞인 사운드가 터바인 홀을 가득 채우며, 인간과 자연, 기억의 경계가 사라지는 몰입적 공간을 완성했다.
이번 전시는 테이트 모던 국제 큐레이터 헬렌 오말리(Helen O’Malley)와 전시 어시스턴트 해나 고얼리즈키(Hannah Gorlizki)가 공동 기획했다.
현대자동차의 문화 예술 후원 비전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공존의 가치를 탐구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지혜를 함께 모색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테이트 미술관과의 파트너십을 2036년까지 연장했으며, ‘현대 커미션’ 외에도 글로벌 현대미술 연구 플랫폼인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 후원을 지속한다.
이 연구센터는 테이트 모던, 테이트 브리튼, 테이트 리버풀,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스 등 4개 관을 중심으로 전 세계 전문가들과 협력해, 비서구권 미술사와 현대미술 담론의 확장을 이끌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사진 /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Goavve-Geabbil》 전시 전경
출처: Photo © Tate (Sonal Bakr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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