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이 3분기 수주 호조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중국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경고했다. AI 투자 확대와 첨단 반도체 수요 증가로 단기 실적은 개선됐으나, 장기적 수요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함께 제기됐다.
ASML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하며 이익률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AI 서버, 데이터센터 확충 수요가 늘면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주문이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올해 들어 총 수주 규모가 350억 유로를 넘어섰으며, 이는 애초 시장 전망을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ASML은 중국 시장의 성장 둔화와 규제 불확실성을 실적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제한이 강화되면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고급 장비 구매가 지연되고 있으며, 일부 고객은 신규 투자 결정을 보류한 상태다. 이에 따라 ASML은 2026년 이후 중국향 장비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회사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기술 혁신과 공급망 안정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세대 하이NA EUV 장비의 상용화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며,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 정부 및 유럽연합과 협력해 전략 시장에 대한 규제 대응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ASML이 여전히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의 핵심 공급자로서 견조한 입지를 유지하겠지만, 향후 성장세는 지정학적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AI 중심의 반도체 수요가 지속되는 한편, 공급망 제약과 미중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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