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라렌이 미국 오스틴 서킷에서 열린 F1 스프린트 레이스 중 발생한 자사 드라이버 간 충돌 사고에 대해 조사를 예고했다. 다만 당장은 그 시점이 아니라, 주말이 끝난 뒤 정밀 검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고는 2025 F1 미국 그랑프리 스프린트 첫 랩, 서킷 오브 더 아메리카스(COTA)의 1번 코너에서 발생했다. 랜도 노리스와 오스카 피아스트리가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한 채 멈춰섰고, 두 대 모두 리타이어했다. 문제의 순간에는 니코 휠켄버그(사우버)와 페르난도 알론소(애스턴마틴)까지 가세해, 상황은 복잡하게 얽혔다.
사고 직후 일부 관계자들은 휠켄버그의 과감한 돌입을 문제로 지적했고, 맥라렌 CEO 잭 브라운 역시 “불필요하게 위험한 접근이었다”며 비판했다. 하지만 이후 그는 “판단은 신중해야 한다”며 발언을 철회했다. 반면 팀 대표 안드레아 스텔라는 “경험 많은 드라이버로서 더 신중했어야 했다”며 여전히 휠켄버그의 책임을 강조했다.

노리스는 비교적 침착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모든 건 팀이 검토할 것이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 “사고가 나서 준비 시간이 줄었다. 스프린트뿐 아니라 본레이스 준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스텔라 대표는 “이미 랜도와 오스카 모두와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은 되돌아보는 것보다 리셋이 중요하다”며 “적절한 시점에 팀과 두 드라이버가 함께 사고를 분석하고, 내부 프레임워크에 따라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최근 싱가포르 그랑프리 당시 두 맥라렌 드라이버의 ‘자체 충돌’ 사건 이후 또다시 팀 내 논란을 불러왔다. 싱가포르에서는 노리스가 피아스트리와의 접촉으로 ‘경미한 징계’를 받았던 바 있다.

오스틴의 경우는 상황이 훨씬 복잡했다. 스타트 직후 노리스는 느린 출발을 만회하려 코너 진입 각도를 좁혔고, 피아스트리는 반대로 커팅 라인을 준비하며 반대 방향에서 재가속을 노렸다. 이때 휠켄버그가 안쪽 공간으로 진입했고, 동시에 알론소가 인사이드로 파고들면서 세 대가 한 지점에서 겹쳤다. 피아스트리의 차는 잠시 공중에 뜬 뒤 노리스의 차량과 충돌했다.
스튜어드진은 “특정 드라이버의 단독 과실로 볼 수 없다”며 레이싱 인시던트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팀 내부에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는 휠켄버그가 지나치게 공격적이었다고 보고, 다른 쪽은 피아스트리의 인지 부족이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스텔라는 “경험 많은 드라이버라면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입장은 여전히 같다”고 밝혔다. 맥라렌은 이번 주 레이스 이후 내부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며, 결과는 멕시코 그랑프리 이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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