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미국 백악관에서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으로 자동차에 부하되고 있는 미국 관세가 완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썰리고 있다. (백악관)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Trump International Golf Club)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비공식 골프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자리에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함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 재계 주요 인사 전원을 초청해 한 자리에서 만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회동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향후 한·미 간 관세 정책 및 미국 내 한국 기업 투자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교·경제 분야의 중대한 이벤트로 평가된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측은 전기차 보조금(IRA) 규제와 수입차 관세, 현지 생산 확대 등 주요 경제 현안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회장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한국 방문에 대한 기대가 크며 모두가 합심해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 전기차 전용 공장(HMGMA)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과 수소 인프라 확충 등 약 200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만남이 IRA 보조금 제도 완화나 전기차 관세 문제 조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정부 역시 이번 회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고용 확대와 투자 기여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안다”며 “정상급 경제 외교의 물꼬가 트인 셈”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동이 단순한 사교 행사를 넘어 한·미 무역 관계 재정립의 실질적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번 회동이 다시 한 번 양국 간 경제 협력의 불씨를 살리고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관세 완화와 투자 확대의 전환점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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