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각종 규제 당국이 자동차 플러시 도어 관련 강력한 규제를 요구했다(출처: 테슬라)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지난달 중국 규제 당국이 자동차 도어 핸들과 관련된 신규 규정을 예고한데 이어 최근 유럽연합(EU)이 이와 유사한 규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유럽 내 주요 자동차 안전 규제 당국은 '전자식 도어 핸들(Electronic Door Handle)'의 구조적 결함을 공식 문제로 지목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최근 테슬라와 샤오미 등 전기차에서 화재 및 침수 사고 발생 시 탑승자가 문을 열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제조사 전반을 상대로 강력한 개선을 요구했다.
네덜란드 도로교통국(RDW)은 “사고 시 문은 내부 승객과 외부 구조대원 모두가 즉시 열 수 있어야 한다. 전력 공급이 끊긴 상황에서도 작동 가능한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RDW는 테슬라를 포함한 유럽 내 판매되는 전기차의 형식 승인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번 사안은 유럽 신차평가프로그램(유로 NCAP)과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주요 의제로도 논의 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차량규제조화포럼(WFORM) 산하 수동 안전 작업반(Working Party on Passive Safety)은 지난 5월 회의에서 “사고 이후 도어 개방 실패 사례가 반복되고 있으며, 규정 개정이 시급하다”고 결론지었다. 이들은 전자식 도어 시스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새로운 국제 기준 제정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독일에서 모델 S 화재 사고로 3명이 숨지는 등 각종 사례가 논의되고 있다(출처: 테슬라)
유럽교통안전위원회(ETSC) 또한 “이 문제는 이론적 위험이 아니라, 이미 실제로 사람들이 죽고 있는 현실”이라며, 특히 네덜란드에서 침수된 차량 내부에서 문이 열리지 않아 사망한 사례가 반복됐다고 경고했다.
ETSC 안토니오 아베노소 사무총장은 “수천 대 차량이 여전히 도로를 달리고 있는 만큼, 유럽은 몇 년씩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리콜 명령과 규정 개정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달 독일에선 테슬라 모델 S 화재 사고로 3명이 숨졌으며, 목격자 조차 도어를 열지 못해 구조에 실패했다. 또 중국에서도 샤오미 SU7 충돌 후 화재 사고로 운전자가 차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며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전자식 도어 핸들 규제 관련 초안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유럽과 중국이 자동차 도어 관련 안전 규제에 나서면서, 향후 전 세계 전기차 및 럭셔리 브랜드의 신차 디자인에서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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