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챗GPT 생성 이미지
인공지능(AI)이 사진 촬영의 ‘순간’까지 침투하고 있다. 기존에는 촬영 후 이미지를 불러와 수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사진이 찍히는 순간에 AI가 실시간으로 개입해 이미지를 가공·분석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최근 혁신 기업들은 이미지 캡처 단계에서부터 AI 연산을 처리하는 이른바 ‘엣지 AI 카메라(Edge AI Camera)’를 잇따라 선보이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는 단순히 ‘예쁜 사진을 만들어주는 기술’을 넘어, 사진의 정의 자체를 바꾸는 흐름으로 평가된다.
미국 스타트업 '카메라 인텔리전스(Camera Intelligence)'가 공개한 아이폰용 하드웨어 ‘카이라(Caira)’는 아이폰 12 이상 기종에 마그세이프(MagSafe) 방식으로 부착되는 마이크로 포서드 교환렌즈 미러리스 카메라로, 아이폰을 뷰파인더이자 앱 구동 장치로 활용한다.
출처 : 카메라 인텔리전스 유튜브
카이라의 핵심은 구글의 이미지 생성 AI ‘제미나이 2.5 플래시 이미지(Gemini 2.5 Flash Image)’, 일명 ‘나노 바나나(Nano Banana)'를 실시간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을 찍자마자 앱 안에서 “사진 속 강아지를 공룡으로 바꿔줘”라고 말하면 즉시 편집이 이뤄진다. 인물의 의상·배경 교체, 조명 변경, 원치 않는 인물 삭제 등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이 이미 ‘컴퓨테이셔널 포토그래피(Computational Photography)’를 통해 AI 보정을 수행해 왔지만, 카이라는 이를 더 나아가 AI 편집을 촬영 프로세스 내부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AI 촬영 혁신은 항공 영상 분야에서도 등장했다. ‘안티그래비티 A1(Antigravity A1)’은 세계 최초의 8K 올인원 360도 드론으로, 실시간으로 영상을 합성(stitching)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이 드론은 상하에 장착된 렌즈가 동시에 촬영한 영상을 인스타360의 고급 알고리즘으로 결합한다.
출처 : 안티그래비티 유튜브
놀라운 점은, 드론 본체가 영상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AI가 양쪽 카메라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결합해 기체·프로펠러·암 등을 자동 제거하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360도 전방위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안티그래비티 비전(Antigravity Vision)’ 고글과 헤드트래킹 기능을 지원하며, 사용자는 하늘을 나는 드론의 시점으로 공간 전체를 탐색할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제품들이 현재 AI카메라 시장의 화두인 ‘언제 AI 연산이 일어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차별점을 강조하며 경쟁하고 있다.
- 오텔(Autel)의 ‘EVO Lite Enterprise’와 ‘EVO II Pro V3’ 시리즈는 촬영과 동시에 AI가 피사체를 식별하고 저조도 환경을 보정한다.
- '플라이픽스(FlyPix)'는 엔비디아 젯슨(Nvidia Jetson) 모듈을 활용해 촬영 시점에 100ms(밀리초) 이하의 지연으로 객체 인식과 이벤트 감지를 수행한다.
-'인텔리비전(IntelliVision)'은 클라우드 대신 카메라나 로컬 노드에서 분석을 처리해 지연과 네트워크 부담을 줄이고,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했다.
- '카미오(Camio)'는 사용자가 “출입금지 구역에 사람이 들어오면 알려줘”처럼 자연어로 지침을 입력하면, AI가 즉시 이를 영상 인식 규칙으로 해석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수행한다.
까미오는 허용되지 않은 무단 침입자가 있을 경우 즉시 알림 및 추적 기능을 제공한다
(출처 : 까미오 홈페이지)
이 밖에도 스팟AI(Spot AI), 루메오(Lumeo), 루마나(Lumana), 이글아이 네트워크(Eagle Eye Networks), 아이리스+(IRIS+) 등 다수의 기업이 실시간 AI 분석 플랫폼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는 사진을 ‘찍은 후’ 수정하는 게 당연했지만, 이제는 촬영과 동시에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편집되는 시대가 시작됐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데이터 보안·네트워크 효율·창의적 표현의 자유까지 확장시킨다.
결국 AI 카메라의 진화는 ‘무엇을 찍는가’보다 ‘언제 처리하는가’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그리고 그 시점은 점점 더 ‘셔터를 누르는 바로 그 순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글 / 김지훈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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