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서 사용 중인 중국산 전기버스에서 백도어 설치가 확인되며 국가 안보 논쟁이 확대되고 있다(출처: 루터 홈페이지)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자국 스마트폰인 '샤오미15 울트라'를 선물하며 나눈 대화가 화제가 된 가운데 노르웨이에서 사용되는 중국산 공공버스에서 제조업체의 원격 접속을 허용하는 SD 카드가 내장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른바 '백도어' 설치가 실제로 확인된 사례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달 28일, 노르웨이 최대 대중교통 운영사 루터(Ruter)는 최근 자체 밀폐 시설 내에서 진행한 비밀 테스트를 통해 중국 제작 전기버스가 중국 본사 측에서 원격으로 차량을 차단할 가능성이 있는 시스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루터는 자체 보안 시설에서 네덜란드산 버스와 중국 위통(Yutong) 버스를 비교 실험하는 과정에서, 중국산 버스 내부 시스템에 루마니아 SIM 카드가 장착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루터는 중국 위통 버스 내부 시스템에서 루마니아 SIM 카드가 장착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출처: 위퉁 홈페이지)  
해당 카드는 제조사 측이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기술 지원을 위해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이지만, 이론적으로 제조사가 차량을 비활성화하거나 운행을 멈출 수 있다는 점에서 보안 리스크가 부각됐다.
루터 CEO 베른트 레이탄 옌센은 “단순한 우려 단계에서 실제 근거를 확보한 단계로 나아갔다”라며 “외부 접근을 차단하고 데이터 통제권을 온전히 확보하기 위해 추가 보안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루터는 각 차량의 SIM 카드를 제거하고, 외부 클라우드 시스템과의 연결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노르웨이 교통부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국가 교통 인프라에 대한 공급망 보안 검토에 착수한다고 밝혔다(출처: 위통 홈페이지) 
노르웨이 교통부 역시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국가 교통 인프라에 대한 공급망 보안 검토에 착수했다. 욘 이바르 뉘고르 교통부 장관은 “동맹국 외 국가에서 공급되는 시스템의 잠재적 위험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며 “대중교통 분야의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해 루터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노르웨이에서 운행 중인 전기버스 약 1300대 중 850대가 중국 위통버스이며, 이 중 약 300대가 수도 오슬로와 아케르스후스 지역에서 운행 중이다.
루터 측은 실제 해킹이나 조작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이번 사례는 주요 공공 인프라에 대한 외국 기술 의존성 및 보안 문제를 둘러싼 국제적 논의를 더욱 가속할 전망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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