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 4에 탑재한 구글 실시간 차선 안내 시스템. 도로의 차선을 인식해 진입해야 할 차로를 표시해 주며 안내하고 있다. (폴스타 제공)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가 답답할 때가 있다. 차로가 많지 않다면 몰라도 다차로를 주행하면서 좌회전, 우회전을 해야 하는 구간에서 가야할 차로를 놓친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갖고 있다. 직진해야 할 경로에서 좌회전 차로를 달리다 낭패를 당하는 일도 허다하다.
지도에 표시되는 경로가 4차로든 5차로든 대부분 하나의 차로로만 구분하면서 발생하는 불편이다. 이제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왔다. 내비게이션이 지도 위에서 하나의 경로만을 보여주던 시대가 끝나고 도로 위의 모든 차선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각 차로의 진행 방향을 시각적으로 안내하는 시스템이 등장했다.
스웨덴 전기 퍼포먼스 브랜드 폴스타가 자사 SUV 쿠페 폴스타 4에 ‘구글 맵(Google Maps)’의 새로운 실시간 차선 안내(Live Lane Guidance) 기능을 세계 최초로 통합했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단순한 내비게이션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AI 기반 비전 인식과 지도 데이터가 결합된 예측형 주행 보조 시스템이다.
기존의 구글 맵은 지도 데이터에 기반한 정적(Static) 안내에 머물렀다. 예를 들어 ‘2km 후 우측 두 번째 차선으로 진입’ 같은 문구는 사전에 입력된 도로 구조를 바탕으로 표시된 것이었다. 반면 새로운 실시간 차선 안내 시스템은 폴스타 4의 전방 카메라로 촬영한 도로 영상을 차내 AI가 실시간 분석, 차량이 정확히 어느 차선에 있는지를 판단한다.
여기에 구글의 지도 데이터를 결합해 현재 차선 위치와 이동해야 할 차선이 10.2인치 운전석 디스플레이에 직관적으로 표시된다. 이 과정에서 폴스타는 구글의 AI 인식 기술과 자체 UX 철학을 정교하게 융합했다.
주행 중 도로 차선이 하이라이트로 표시되고 이동해야 할 차선은 다른 색으로 점멸하며 시각적으로 안내한다. 여기에 음성 경로 안내가 동시에 연동돼 운전자는 복잡한 교차로나 다중 분기점에서도 자연스럽게 다음 차로로 진입할 타이밍을 예측할 수 있다.
시선은 도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내비게이션 정보가 중앙 디스플레이가 아닌 운전석 클러스터(계기판)에 직접 표시되기 때문이다. 폴스타 UI/UX 총괄 시드 오데드라(Sid Odedra)는 “실시간 차선 안내는 폴스타의 운전자 중심 UX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능으로, 운전 중 스트레스를 줄이고 잘못된 진입이나 급차선 변경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기능은 분기점 접근 시 차선 변경을 미리 예측하도록 유도하며 막히는 구간에서는 교통 흐름까지 반영해 적절한 차로를 제시한다.
폴스타의 실시간 차선 안내 기능은 올해 말부터 미국과 스웨덴의 폴스타 4 차량에 우선 적용하고 이후 다른 시장과 모델로 확대된다. 구글 맵 제품 관리 디렉터 앤드류 포스터(Andrew Foster)는 “폴스타 4는 이 혁신 기능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는 모델이며 이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술은 단순히 경로를 표시하는 지도를 넘어 운전자의 시야를 함께 읽는 내비게이션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AI가 차선을 정확하게 인식해 차량의 현재 차로 위치를 이해하며 도로 상황에 맞춰 안내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아쉬운 것은 구글맵의 실시간 차선 안내 시스템이 당장 국내에 도입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는 외국 기업이 고정밀 도로지도(HD Map) 또는 도로 영상 데이터를 국외 서버로 전송·처리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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