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11월 6일 주주총회에서 일론 머스크에게 향후 10년간 최대 1조 달러 규모의 보상을 부여하는 안을 승인했다. 이익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막대한 보상 규모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은 테슬라를 AI 기업으로 변모시키려는 머스크의 미래 전망과 그의 과거 성과에 75% 이상의 찬성표를 던졌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보상 제안이 승인된 후 무대에 오른 머스크는 "테슬라의 새로운 장이 시작된다"고 말하며, 인공지능과 로봇을 통한 성장을 향해 나아갈 것임을 강조했다.
이번 보상 제안은 테슬라가 향후 10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전제 하에 머스크에게 최대 12%의 주식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머스크가 이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현재의 6배로 늘리고, 자율주행 택시 100만 대를 상업적으로 운영하는 등 높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이처럼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경영진의 동기 부여와 이탈 방지를 꾀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1조 달러 보상 규모는 2024년 테슬라의 연간 매출 976억 달러의 거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반대자들은 보상 지급이 성장을 보장하지 않으며, 머스크가 테슬라의 관리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그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반발로 전기차 불매운동이 발생하여 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이 된 사례는 CEO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테슬라의 매출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기차 사업 부문은 최근 4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0%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에 머무는 등 단기 실적 성장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주들은 머스크의 업적과 AI에 대한 계획에 큰 기대를 걸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지난 10년간 약 45배 증가했다.
한편, 머스크가 스페이스X, xAI 등 여러 회사를 동시에 운영하며 발생하는 이해 상충 문제도 제기된다. 실제로 주주총회에서는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의 소속 회사인 xAI에 투자하자는 주주제안이 있었으나 표결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다른 CEO들도 머스크의 보상 시스템을 모방하려고 할 것이며, 이는 부유한 관리자에게 부가 집중되는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