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일본 후쿠오카현에 추진 중인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장 착공을 재차 연기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도요타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일본 내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을 또다시 미뤘다. 회사 측은 전기차 수요 둔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관련 업계는 경쟁사 대비 전동화 속도가 지나치게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8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일본 후쿠오카현에 추진 중이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장 착공을 재차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도요타는 올해 초 약 28만㎡ 규모의 부지를 매입하고 올봄 착공을 목표로 했으나, 1차로 일정을 미루며 올가을로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해당 계획은 내년 이후로 다시 미뤄졌다.
후쿠오카현 세이타로 하토리(Seitaro Hattori) 지사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도요타 사토 코지 사장과 면담을 통해 착공이 당분간 연기된다는 통보를 받았다”라며 “공장 건설 계획이 완전히 철회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도요타는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향후 1년간 세부 계획을 재검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배터리 기술 개발 로드맵(출처: 도요타)
도요타는 이번 배터리 공장 착공 연기 결정의 배경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를 꼽았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로모션(Rho Motion)에 따르면 2025년 9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월간 200만 대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올해 1~9월 누적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한편 도요타의 이번 조치는 최근 일본 모빌리티쇼에서 발표된 ‘2028년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양산 계획’과도 대비된다. 당시 도요타 탄소중립 첨단기술개발센터의 카이타 게이지 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2028년 첫 양산형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었다.
도요타의 전기차 수요 둔화 주장과 달리 시장은 여전히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출처: 도요타)
관련 업계는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현대차, 혼다 등 주요 완성차 업체가 이미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앞당기고 있는 상황에서 도요타의 잇따른 지연은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도요타의 후쿠오카 공장 건설 지연은 단순한 수요 문제를 넘어, 전동화 전환 속도에서 경쟁사와의 격차가 더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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