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가 주최하고 지스타 조직위원회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5’가 부산 벡스코에서 지난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성료했다.
총 3,269부스 크기에 총 방문객 수 약 20만 2천여 명. 이번 지스타 2025는 대형 게임사들의 참여 부진 속에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침체된 수치를 보였다.
'아이온 2', '호라이즌', '팰월드' 등을 제외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초대형 신작의 발표가 거의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인디 게임사들의 약진과 양질의 컨퍼런스, 코스프레이어들의 맹활약 등으로 긍정적인 가능성이 엿보였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대형 게임사가 부족했던 BTC 부스, 엔씨소프트 '하드캐리'
벡스코 제1전시장에 위치한 BTC 전시관은 예년에 비해 부족한 볼거리로 빈축을 샀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크래프톤이 행사장 좌우와 가운데를 크게 채우며 겨우 대형 게임쇼의 구색을 갖췄고, 그라비티나 웹젠, 위메이드 커넥트 등 몇몇 눈에 띄는 부스가 빈자리를 메꾸는 모습이었다.
이들 회사의 부스를 제외하면 인디 게임들과 각종 학교의 결과물들, 그리고 한국콘텐츠진흥원 내 지원사업 부스들이 BTC 관을 채웠다.
펄어비스나 넥슨, 스마일게이트, 위메이드, NHN, 컴투스 등 많은 중견 기업들이 BTC관을 외면한 가운데, 그나마 이번 지스타 2025가 구사일생이라고 평가받은 것은 엔씨소프트가 다이아몬드(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대량의 신작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 2', '신더시티',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즈' 등 총 5종의 신작을 공개해 이번 지스타 2025의 핵심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각 게임들은 최대 4시간까지 대기열이 늘어나는 등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곧 출시되는 '아이온 2'를 플레이하려는 인파가 몰려들었고 '호라이즌' 또한 세계 최초로 소개되어 공개 하루 만에 유튜브 동영상에 2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압도적인 글로벌 관심이 이어졌다.
또 엔씨소프트 부스는 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를 연상시키는 압도적 규모의 돔형 파노라마 상영관으로 무대를 꾸며 참관객들에게 특별한 몰입 경험을 제공하면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크래프톤은 BTC관 좌측을 '팰월드 모바일' 테마로 한 전시 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실제 게임 속 세계관을 구현해 호평을 받았고, 넷마블 역시 '프로젝트 이블 베인', '나 혼자만 레벨업: KARMA' 등의 신작들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BTC 관에서는 구글코리아가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 PC버전 체험존을 내놓았으며, 웹젠에서 '게이트 오브 게이츠', '테르비스' 두 작품을 출품하며 체험 중심의 부스를 꾸며 눈길을 끌었다.
70 부스 규모로 참여한 그라비티는 18종의 타이틀을 교차로 공개하며 이슈 몰이에 나섰고, 플레이샵(오진상사)은 '그란투리스모 7', '스플릿 픽션' 등 인기 플레이스테이션 타이틀을 전시해 긴 대기열을 소화해야 했다. 위메이드커넥트는 신작 서브컬처 게임 '노아(N.O.A.H)'를, 네오위즈는 '산나비: 귀신 씌인 날' 체험존을 조성하여 구름 인파를 모으는 등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게임들이 전시됐다.
또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개최된 올해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 2.0: Galaxy는 총 400 부스 규모로 운영되었으며, 스팀덱(유통사: 코모도), 유니티, 디스코드 등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20개국 80개 인디 개발사가 참여했다.
G-CON과 부대 행사는 '호평'.. BTB 부진은 '여전한 약점'
지스타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은 G-CON은 올해도 수준 높은 세션 구성으로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G-CON 2025는 ‘내러티브(Narrative)’를 주제로 총 16개 세션을 단일 트랙으로 진행하며, 게임 스토리텔링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글로벌 창작자들의 통찰을 한데 모았다. 그 결과,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된 공간에서 열렸음에도 대부분의 세션에서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뜨거운 열기가 이어졌다.
일본을 대표하는 창작자들도 대거 참여했다. JRPG의 상징 '드래곤 퀘스트'의 호리이 유지, '페르소나 3, 4, 5' 및 '메타포: 리판타지오'의 카츠라 하시노& 시게노리 소에지마, '니어: 오토마타'의 요코 타로, '오오카미'의 카미야 히데키가 합류해 일본 RPG와 스토리 기반 게임 창작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또한 '사일런트 힐'의 야마오카 아키라, '이노센트'의 사카모토 신이치가 참여하며 음악, 비주얼, 서사 예술로 확장된 창작 담론을 이끌었다.
서구권에서도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의 제니퍼 스베드버그-옌, '디스코 엘리시움'의 로버트 쿠르비츠, '킹덤 컴: 딜리버런스 2'의 마틴 클리마, '폴아웃: 뉴 베가스'의 조쉬 소이어, '마블 스파이더맨 2'의 제신다 츄, '언차티드 4'의 테이트 모세시안 등이 참여해 시각예술, 연출, 내러티브 전반에 걸친 글로벌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이어 지스타 TV 온라인 방송은 행사 프리뷰 프로그램인 ‘지스타 레디플레이’를 통해 주요 신작을 소개했고, 이후 ‘인디쇼케이스 2.0: Galaxy’ 온라인 방송과 인디 어워즈, 코스프레 어워즈 생중계를 진행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했다. 특히 3일간 진행된 ‘지스타컵’ e스포츠 대회 생방송을 통해 현장의 열기와 분위기를 온라인에서도 생생하게 전달했다.
반면에 BTB 전시관은 30만 원이 넘는 입장료와 대형 게임사들의 부재 속에 여전히 한산한 모습을 보이며 고질적인 지스타 게임쇼의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한국 게임을 찾는 해외 바이어들보다 국내 마케팅 회사가 더 많다는 지적과 함께, 구조적으로 BTB 관에 대한 파격적인 변화와 개혁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또 이번 지스타 2025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코스프레이어들로 인해 축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들 코스프레이어들은 벡스코 광장에 4일 내내 참석하며 서로 사진을 찍으며 즐기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들을 위한 탈의실이나 분장을 위한 장소가 없어 불편함을 호소하는 모습이 많이 노출됐다.
조영기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참가사와 유관 기관, 그리고 지스타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이 있었기에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체험 방식과 전시 형태를 지속적으로 모색하여 한 단계씩 꾸준히 발전하는 지스타를 만들어가겠다”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