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전환 과정에서 불거진 인포테인먼트 품질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대대적인 개선에 나섰다. 북미에서 공개된 2026년형 모델 시승 행사에서 볼보는 EX30과 EX90 중심으로 사용자 경험(UI/UX)과 시스템 안정성을 강화했으며, 내년부터 전 차종에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EX30과 EX90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의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처음 적용하면서 초기 사용자 불만이 적지 않았다. 특히 운전자 주의 경고가 과도하게 작동해 짧은 거리에서도 수십 차례 알림이 발생하는 등 여러 매체의 혹평이 이어졌다. 볼보는 이러한 문제를 반영해 경고 빈도와 개입 방식을 조정했고, 최근 시승 행사에서는 과거와 달리 과도한 알림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볼보 UX의 기본 구조는 중앙 화면 중심 운영체제로 유지된다. 물리 버튼을 최소화한 구성은 테슬라식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사용자에게는 자연스럽지만, 터치스크린 편중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볼보 북미법인 루이스 레젠데 사장은 “모든 시장의 기대치를 동시에 충족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국가별 소비 흐름과 사용 습관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시장은 광범위한 음성제어와 대형 엔터테인먼트 화면에 익숙하지만, 미국과 유럽은 버튼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강하다. 특히 유럽은 안전 규제를 이유로 물리 버튼 확대를 검토하고 있어, 볼보는 지역별 사용자 특성에 따라 기능 우선순위와 UI 배치를 조정하고 있다.
2026년형 모델부터는 기술적 기반도 대폭 단순화된다. 볼보는 전 차종에 퀄컴 스냅드래곤 기반 칩셋을 적용하고, 플래그십 EX90에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OrinX 칩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모델마다 분리돼 있던 소프트웨어 개발 체계를 통합하고, 오류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레젠데 사장은 “중국 브랜드가 보여주는 것처럼 단일 플랫폼 기반의 소프트웨어 표준화는 향후 개발 속도를 크게 높인다”고 밝혔다.
다만 핵심 과제였던 EX90의 소프트웨어 안정성은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일부 개선은 체감되지만, 짧은 시승만으로 전체 문제 해결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따른다.
볼보는 향후 앱 생태계와 차량용 서비스 개방을 확대하고,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원하는 기능 중심으로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중심 전략을 강화하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흐름 속에서 볼보의 개선책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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