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산업의 고용이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전기차 전환 부담, 미국의 고관세 조치, 중국 제조사의 공세 등 복합적인 요인이 산업 전반을 압박한 결과다. 유럽 제조업의 핵심 축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독일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자동차 및 부품 산업 종사자는 72만14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자동차 산업은 독일 제조업에서 기계·설비 산업 다음으로 큰 고용 부문이지만, 최근 글로벌 환경 변화에 따른 충격을 앞서 받아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전체 고용은 약 543만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만300명 감소했다. 독일 제조업의 장기 침체가 고용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마스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이러스 데라루비아는 “독일 제조업의 장기적 부진이 고용 환경을 더욱 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압박 요인은 다층적이다.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관세를 부과하며 글로벌 교역 흐름이 흔들린 가운데, 중국 전기차 제조사의 급격한 성장세가 독일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잠식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며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Ifo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10월 자동차 산업 경기지수는 –12.9로 집계되며 9월(–21.3) 대비 개선됐지만, 여전히 부정적 수위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독일 자동차 산업이 구조적 변화를 견디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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