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존 엘칸 회장이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 규제가 완화되지 않을 경우 유럽 자동차 산업이 장기 침체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EU 집행위원회가 12월 10일 자동차부문 탄소 규제 재검토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업계는 규제 유연성을 높여 성장 동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엘칸 회장은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신형 피아트 500 하이브리드 생산 개시 행사에서 “유럽은 합리적인 방식으로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채택해야 한다”며 “지금의 규제 강도는 산업 침체를 가속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가 이미 다층적인 규제 대응안을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성장 정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가 제시한 주요 제안에는 ▲2035년 이후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대체연료차·확장형 전기차(Extender EV) 활용 허용 ▲2030년대 중간 배출 목표를 여러 해에 걸쳐 평균화하는 방식 ▲대규모 차량 스크랩 인센티브 도입 ▲소형차 생산을 유리하게 만드는 규제 조정 등이 포함된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판매량 회복도 더딘 상황이다. 2023년 유럽 자동차 신규 등록은 약 1,300만 대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1,580만 대에 여전히 못 미친다. 스텔란티스 신임 CEO 안토니오 피로사도 행사에서 “유럽 규제 당국과 장기간 논의를 이어왔지만 지금은 즉각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며 “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 전환 과정의 비용 부담, 중국 EV 브랜드의 시장 확대, 경기 둔화가 겹치며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번 업계 제안이 EU 규제 재검토 과정에서 반영될 경우, 향후 유럽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략에도 일정한 변화가 예상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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