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최초로 V2G(Vehicle to Grid) 기술 기반의 전기차 전력거래 서비스를 제주도에서 시작한다. 현대차그룹은 12월 초 고객 모집을 시작해 이달 말부터 아이오닉 9과 EV9을 대상으로 V2G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V2G는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기차가 전력망에 전력을 다시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양방향 전력 기술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는 이동 수단을 넘어 전력 저장장치(ESS)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전력 수요가 낮은 시간대에는 충전하고, 수요와 가격이 높은 시간대에는 남는 전력을 방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번 시범 서비스는 현대차·기아가 기술 검증과 운영을 담당하며, 현대엔지니어링은 충전 서비스 분석, 제주도청은 제도 개선, 한국전력은 전력망 연계를 맡는 민관 공동 프로젝트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중이 높은 제주도에서 잉여 재생에너지를 전기차가 흡수하고 야간에 다시 공급함으로써 전력망 안정과 재생에너지 활용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가 대상은 아이오닉 9 또는 EV9 보유 고객 중 자택이나 직장에 충전기 설치가 가능한 경우로, 12월 초 제주도청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접수를 받는다. 총 55대 규모로 운영되며, 양방향 충전기 설치비와 운영 기간 충전 요금은 모두 무상 제공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실증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성·사업성을 검증하고, 관련 제도 마련 이후 제주도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후 정부 및 지자체와 협력해 전국 확대도 검토한다.
해외에서도 현대차그룹의 V2G 서비스는 확대된다. 네덜란드에서는 올해 12월 말부터 완성차 업체 최초로 아이오닉 9·EV9 고객 대상으로 상용 서비스가 제공된다. 내년에는 서비스 차종과 지역을 영국 등 유럽 전역으로 넓힐 예정이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미국 일부 주에서 EV9을 중심으로 V2H(Vehicle to Home)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자연재해 등 비상 상황에서 전기차 전력을 가정에 공급하는 기능으로 올해 말 현대차 주요 차종에도 OTA를 통해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미래전략본부 정호근 부사장은 “V2G 기술은 전기차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국내·해외에서 진행되는 이번 서비스가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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