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챗GPT 생성 이미지
인공지능(AI)이 남성과 여성의 신체 이미지를 생성할 때 기존의 편향과 고정관념을 그대로 재생산하며, 특히 운동선수 이미지에서 서구적 ‘이상적 몸’ 기준을 강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연구진은 미드저니, 달리(DALL·E), 스테이블 디퓨전 등 3개 AI 플랫폼에 여성과 남성의 신체, 특히 운동선수의 몸을 생성하도록 지시하고 결과를 분석했다. 심리학 전문 학술지 ‘대중매체 심리학(Psychology of Popular Media)’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는 총 300장의 AI 생성 이미지를 체계적으로 코딩해 특징을 비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운동선수로 생성된 이미지는 일반 인물보다 체지방이 극히 낮고 근육이 뚜렷하게 강조되는 경향이 강했다. 연구 책임자인 델레이니 티보도 박사는 “AI가 ‘탄탄하고 건강한 몸’이라는 하나의 이상적 기준을 반복적으로 재현하며, 특히 운동선수 이미지에서 이런 성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출처 : University of Toronto
성별에 따른 차별적 표현도 뚜렷했다. 여성 이미지는 더 젊고, 금발이며, 얼굴이 매력적으로 묘사되는 비율이 높았고, 수영복 등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은 경우가 많았다. 반면 남성 이미지는 상의를 벗고, 털이 많으며, 과도하게 근육질인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 의복의 밀착도나 노출 방식 역시 기능보다 외형을 강조해 소셜미디어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대상화 경향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
다양성의 결핍도 확인됐다. 대부분의 이미지는 젊은 백인 신체를 중심으로 생성됐고, 눈에 띄는 장애를 가진 인물은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다. 성별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단순히 ‘운동선수’를 요청했을 때는 생성된 이미지의 90%가 남성으로 나타나, AI 내부에 남성 우선 편향이 내재돼 있음을 보여줬다.
공동 저자인 캐서린 세비스턴 교수는 “AI 기술이 기존 사회의 배제적 규범과 신체 이상을 그대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며 “성별, 인종, 연령, 장애 여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인간 중심적 알고리즘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운동선수의 모습에 대한 해로운 고정 이미지가 계속해서 고착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AI 이미지를 사용하는 사용자와 이를 접하는 대중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생성을 위해 입력하는 문구를 보다 신중하게 구성하고, AI가 만들어낸 결과를 현실의 기준처럼 받아들이지 말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AI 생성 이미지가 자존감이나 동기, 신체 이미지 인식 등에 어떤 장기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연구진은 더 다양하고 포용적인 이미지가 확산된다면 신체와 체중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점차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 / 김지훈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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