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스퍼 스피드가 눈과 얼음으로 덮인 드라이브센터 아레나 서킷에서 역동적인 드리프트 주행을 선보이고 있다. 가변 사륜구동 시스템과 후륜 조향(All-Wheel Steering), 벤틀리 퍼포먼스 액티브 섀시가 결합돼 겨울 조건에서 사상 최단 랩타임인 2분 58초의 ‘윈터 랩 레코드’를 달성했다.(벤틀리 제공)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벤틀리 플라잉스퍼 스피드(Flying Spur Speed)가 혹한의 북유럽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플라잉스퍼 스피드는 북극권에서 불과 약 160km 떨어진 스웨덴 북부 펠포르스(Fällfors)의 드라이브센터 아레나(Drivecenter Arena)에서 겨울 노면 기준 해당 서킷 사상 가장 빠른 랩타임을 기록했다.
드라이브센터 아레나는 현존하는 레이스트랙 가운데 세계 최북단에서 운영되는 서킷이다. 총 길이 3.3km(2.05마일)의 트랙은 기록 도전 당시 약 30cm 두께의 얼음과 눈으로 완전히 덮인 상태였다. 그럼에도 플라잉스퍼 스피드는 단 한 바퀴를 2분 58초에 주파하며 겨울 조건에서 이 서킷을 달린 차량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을 남겼다.
최고 속도는 시트 아이스로 덮인 노면에서도 시속 193km(120mph)에 도달했다. 이번 기록은 별도의 개조 없이 양산 사양 그대로 도전해 의미를 더한다. 차량은 스터드가 적용된 21인치 겨울 타이어를 장착한 것 외에는 완전히 표준 생산 사양이었다. 가변식 사륜구동 시스템과 후륜 조향 시스템, 그리고 정교한 섀시 제어 기술이 극한의 접지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벤틀리는 이번 도전을 브랜드의 역사적 유산과도 연결했다. 기록에 사용된 차량은 1986년 밀브룩 시험장에서 1시간 평균 시속 225km(140mph) 내구 기록을 세운 ‘터보 R(Turbo R)’ 40주년을 기념하는 사양으로 구성됐다.
북극권 인근 스웨덴 팔포르스(Fällfors)의 드라이브센터 아레나에서 벤틀리 플라잉스퍼 스피드가 빙판 노면을 가르며 주행하고 있다. 순정 사양에 스터드가 장착된 21인치 윈터 타이어만을 적용한 상태로, 혹한의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고속 주행 성능을 입증했다.(벤틀리 제공)
플라잉스퍼 스피드는 벤틀리의 최신 ‘울트라 퍼포먼스 하이브리드(Ultra Performance Hybrid)’ 파워트레인을 탑재한다. 4.0ℓ V8 트윈터보 엔진(600마력)과 190마력의 전기모터가 결합돼 스포츠 모드 기준 시스템 출력 782마력, 최대토크 1000Nm를 발휘한다.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토크와 V8 엔진의 크로스플레인 사운드는 저마찰 노면에서도 강력한 가속과 제어력을 동시에 제공한다.
순수 전기 모드에서도 최고 190마력, 450Nm의 토크를 발휘하며 25.9kWh 배터리를 통해 최대 76km의 전기 주행이 가능하다. 복합 기준 총 주행 가능 거리는 829km에 이른다. 전기 모드는 시속 140km까지, 가속 페달 입력 75%까지 사용할 수 있어 실주행 활용성도 높다.
섀시 기술 역시 기록 수립의 핵심 요소다. 플라잉스퍼 스피드는 벤틀리 퍼포먼스 액티브 섀시를 기본 적용해, 벤틀리 다이내믹 라이드, 사륜 조향, 전자식 LSD를 통합 제어한다. 전후 48.3:51.7의 후륜 중심 무게 배분과 토크 벡터링 시스템은 눈과 얼음 위에서도 정밀한 트랙션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벤틀리에 따르면 기록 주행 당시에는 ESC 시스템을 완전히 해제한 상태였다.
이번 윈터 랩 레코드는 2007년과 2011년 벤틀리가 세웠던 아이스 스피드 레코드, 그리고 1980년대 터보 R의 고속 내구 기록을 잇는 상징적 성과다. 극한의 겨울 서킷에서 세운 이번 기록은 벤틀리가 추구해 온 ‘럭셔리와 퍼포먼스의 공존’이 기술적 수사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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