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경쟁의 무대가 GPU를 넘어 NPU와 ASIC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대규모 연산을 전제로 설계된 GPU 중심 구조는 여전히 핵심이지만, 비용과 전력 효율의 한계가 명확해지면서 새로운 선택지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추론 특화 NPU와 목적 지향형 ASIC이 데이터센터의 주력 자원으로 편입되기 시작했고, AI 칩 전쟁은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아키텍처 주도권 싸움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GPU 의존 구조가 흔들리는 가장 큰 이유는 효율 문제다. 초거대 모델을 상시 운영하는 환경에서 GPU는 강력하지만 지나치게 비싸고, 전력 소모와 발열 부담이 크다. 반면 NPU와 ASIC은 특정 연산에 최적화돼 같은 작업을 더 적은 전력과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추론 중심 서비스가 폭증하면서, 모든 작업을 범용 GPU로 처리하는 방식은 점점 비합리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
이 변화는 데이터센터 설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있다. 서버 단위에서 GPU를 추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연산 유형에 따라 칩을 배치하고 워크로드를 분산하는 구조로 전환이 진행 중이다. 전력 공급, 냉각 시스템, 네트워크 토폴로지까지 함께 재설계가 필요해지면서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서버 집합이 아니라, AI 연산에 특화된 공장에 가까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칩을 직접 설계하려는 움직임도 가속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범용 칩에 의존하는 대신, 자사 서비스에 최적화된 ASIC을 통해 비용과 성능을 동시에 통제하려 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설계 역량이 곧 AI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AI 모델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진 시장에서, 칩 설계가 새로운 경쟁 축으로 떠오른 것이다.
결국 AI 칩 전쟁은 단순히 더 빠른 연산을 누가 제공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연산을 어떤 칩에서, 어떤 구조로 처리하느냐가 전체 서비스 비용과 확장성을 좌우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GPU 이후 NPU와 ASIC으로의 확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에 가깝다. 데이터센터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은, AI 산업의 중심이 이제 소프트웨어를 넘어 인프라 설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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