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를 둘러싼 규제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강화되고 있다.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던 기존의 법·제도 흐름과 달리, 이번에는 법이 기술보다 앞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선거 개입과 금융 사기가 실제 피해로 이어지면서, 딥페이크를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사회 안전 위협으로 규정하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가장 직접적인 촉발 요인은 정치 영역이다. 음성과 영상이 조작된 후보자 발언이 유통될 경우, 사실 확인 이전에 여론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일부 국가는 선거 기간 중 딥페이크 제작·유포를 범죄로 명시하고, 고의성이 입증될 경우 강력한 형사 처벌을 적용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 논쟁보다 선거 신뢰 보호를 우선한 판단이다.
금융 범죄 대응도 규제 강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임원 음성을 위조해 송금을 유도하거나, 실존 인물을 사칭해 투자 사기를 벌이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딥페이크는 직접적인 금전 피해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AI 음성·영상 인증을 제한하거나, 딥페이크 탐지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단순 경고 수준을 넘어, 사용 자체를 차단하는 조치가 늘고 있다.
이번 규제 흐름의 특징은 기술 중립성보다 위험 통제를 앞세운다는 점이다. 딥페이크 활용의 긍정적 가능성보다,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가 훨씬 크다는 판단이 정책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작 도구 제공자에게도 책임을 묻는 구조가 확산되고 있으며, 플랫폼은 탐지·차단 의무를 사실상 강제받는 상황에 놓였다.
딥페이크 규제 강화는 향후 AI 규제의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사례로 작용하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해 규제를 미루던 과거와 달리, 사회적 위험이 확인되는 순간 법이 먼저 움직일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다른 생성형 AI 기술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AI 산업 전반이 이전보다 훨씬 강한 법적 관리 아래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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