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고객센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소비자 만족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상담 대기 시간을 줄이고 운영비를 절감하겠다는 목표와 달리, 실제 이용 경험에서는 불편함이 더 크게 누적되고 있다. 자동 응답과 챗봇이 상담의 첫 관문으로 고정되면서, 문제 해결보다 ‘차단’에 가깝게 느껴진다는 불만이 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맥락 이해 부족이다. AI 고객센터는 정해진 시나리오와 키워드에 맞춰 반응하는 데에는 강하지만, 예외 상황이나 복합적인 문의에는 쉽게 막힌다. 사용자는 같은 설명을 반복해서 입력해야 하고, 질문의 핵심이 전달되지 않은 채 엉뚱한 답변이 돌아오는 경험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상담 효율은 높아졌을지 몰라도, 체감 품질은 크게 낮아진다.
자동화의 범위가 과도하게 확장된 점도 불만을 키운다. 단순 문의를 넘어 환불, 약관 해석, 책임 소재가 얽힌 사안까지 AI가 1차 대응을 맡으면서, 사용자는 중요한 문제일수록 제대로 된 응답을 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특히 금융, 통신, 플랫폼 서비스 분야에서는 AI 상담이 실질적인 해결 창구가 아니라, 사람과의 연결을 지연시키는 장벽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사람 상담원 연결’ 요구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많은 고객이 AI 응대를 건너뛰기 위해 특정 단어를 반복 입력하거나, 일부러 불만을 과장해 상담 단계를 넘어가려는 행동을 보인다. 이는 자동화 시스템이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는커녕, 새로운 우회 전략을 낳고 있다는 신호다.
AI 고객센터 확산은 비용 절감과 효율화 측면에서는 분명한 이점을 제공하지만, 고객 신뢰를 소모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담의 목적이 문제 해결이라는 점을 간과한 자동화는 결국 역효과를 낳는다. AI가 전면에 나설수록,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순간은 오히려 더 또렷해지고 있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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