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AI 전략이 초거대 모델 중심에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한때는 더 많은 파라미터와 더 높은 성능이 경쟁력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작고 가벼운 ‘슬림 AI’가 실무 현장에서 더 강한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기술의 후퇴가 아니라, 실제 운영 환경에서 검증된 방향 전환에 가깝다.

가장 큰 배경은 비용과 안정성이다. 초거대 모델은 학습과 추론 모두에서 막대한 자원을 요구하며, 트래픽이 늘어날수록 운영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반면 슬림 AI는 특정 업무에 맞춰 설계돼 불필요한 연산을 줄이고, 적은 자원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성능의 최고치보다, 예측 가능한 운영이 훨씬 중요해졌다.
업무 적합성 역시 슬림 AI를 선택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고객 상담, 문서 분류, 내부 검색, 단순 분석처럼 요구 사항이 명확한 작업에서는 초거대 모델의 범용성이 오히려 과잉이다. 필요한 기능만 담은 모델이 응답 속도와 정확도 모두에서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무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AI’보다 ‘이 일을 잘하는 AI’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보안과 데이터 통제 측면에서도 슬림 AI의 장점은 분명하다. 모델을 내부 시스템에 직접 배치할 수 있어 외부 전송을 최소화할 수 있고, 규제 대응과 관리도 수월하다. 특히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일수록, 초거대 외부 모델보다 자체 운영이 가능한 경량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 흐름은 AI 활용의 성숙 단계를 보여준다. 기업들은 더 이상 기술의 화려함에 끌리지 않는다. 운영 효율, 비용 구조, 실제 활용도를 기준으로 냉정한 선택을 하고 있다. 슬림 AI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기업이 AI를 실험이 아닌, 지속 가능한 업무 도구로 바라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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