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비스가 일상 깊숙이 들어오면서 개인정보 보호와의 충돌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술 도입 초기에는 가능성과 효율성이 강조됐지만, 실제 사용 단계에서는 데이터 수집과 활용 방식이 문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특히 사용자 동의가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대부분의 AI 서비스는 방대한 개인정보를 전제로 작동한다. 대화 내용, 검색 기록, 위치 정보, 음성 데이터까지 수집 범위가 넓지만, 사용자는 그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동의 버튼을 누른다. 복잡한 약관과 포괄적인 동의 문구는 사실상 선택권을 박탈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 이는 동의가 자발적 결정이 아니라 서비스 이용을 위한 통과 의례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데이터 활용 방식이 서비스 이용 중에도 계속 바뀐다는 점이다. 초기 동의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학습, 분석, 결합 활용이 뒤늦게 추가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용자는 이미 수집된 데이터를 되돌릴 방법이 없고, 동의를 철회해도 영향 범위는 제한적이다. 이 구조에서 개인정보 보호는 사후 통제에 가까워진다.
AI 고도화와 개인정보 최소 수집 원칙 사이의 충돌도 뚜렷하다. 더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와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이는 보호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서비스 제공자는 성능 개선을 이유로 데이터 수집을 확대하고, 사용자는 편의성과 프라이버시 사이에서 사실상 선택지를 잃는다.
이 갈등은 단순한 규정 해석 문제가 아니다. 사용자 동의의 실효성이 무너진 상태에서 AI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개인정보 보호는 형식만 남게 된다. 실사용 단계에서 드러난 이 충돌은 기존 동의 중심 보호 체계가 AI 시대에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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