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들어진 영상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판별 기술의 한계가 빠르게 드러나고 있다. 생성 기술은 매달 수준이 바뀔 만큼 진화하고 있지만, 이를 가려내는 기술은 항상 한 발 늦다. 영상의 해상도와 움직임, 표정 표현이 자연스러워질수록 판별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기술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학습 구조의 차이다. 생성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표현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지만, 판별 모델은 이미 유통된 사례를 기준으로 학습한다. 즉, 판별 기술은 언제나 과거 데이터를 쫓는 구조에 놓인다. 새로운 생성 기법이 등장하는 순간, 기존 탐지 방식은 즉시 무력화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 환경에서는 미세한 품질 저하나 왜곡을 찾는 방식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프레임 단위의 오류, 음성-입술 싱크 불일치 같은 단서는 빠르게 개선됐고, 판별 신호로 활용되던 흔적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고품질 생성 영상 앞에서 기술적 탐지는 확률 게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 한계는 사회적 문제로 직결된다. 영상이 사실인지 조작인지 빠르게 판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허위 정보는 먼저 확산되고 진실은 뒤늦게 검증된다. 판별 기술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플랫폼 책임과 유통 규칙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힘을 얻고 있다. 기술보다 제도가 먼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AI 영상 판별을 둘러싼 논쟁은 기술 경쟁을 넘어 사회적 합의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모든 영상을 완벽히 가려내겠다는 접근은 현실성이 낮다. 대신 생성 표시 의무화, 출처 추적, 법적 책임 부과 같은 제도적 장치가 병행되지 않으면, 판별 기술은 생성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운 싸움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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