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한국의 AI 전략은 같은 기술을 두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고 있다. 일본은 AI를 ‘현장에 투입할 산업 자산’으로 보고 로봇과 결합한 실사용 확대에 집중하는 반면, 한국은 AI의 위험성과 부작용을 먼저 관리 대상으로 설정하며 규제 논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정책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AI를 바라보는 국가적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일본은 고령화와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AI 로봇으로 정면 돌파하려 하고 있다. 물류, 간병, 제조, 서비스 현장에 로봇을 실제로 배치하고, 불완전하더라도 사용하면서 개선하는 방식을 택했다. 정부와 기업은 로봇이 사람을 완벽히 대체하지 못해도, 지금 당장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면 충분하다는 판단을 공유하고 있다. 실험과 실패를 전제로 한 현장 중심 전략이 AI 로봇 생태계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반면 한국은 AI를 사회적 리스크 관리의 대상으로 먼저 다루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책임 소재, 차별 문제, 저작권 논쟁이 도입 논의의 출발점이 되면서, 기술 적용보다 제도 정비가 앞서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는 안전을 중시하는 접근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기술을 굴리며 축적되는 경험과 데이터가 부족해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논의는 많지만, 적용 사례는 제한적인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결정적인 차이는 실패에 대한 태도다. 일본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기술 발전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규제는 사후 조정 수단으로 활용한다. 한국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 자체를 줄이기 위해 도입 이전 단계에서 제동을 거는 경향이 강하다. 이 차이는 로봇과 AI가 실제 산업으로 성장하느냐, 정책 논쟁의 대상으로 머무느냐를 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두 나라의 전략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 일본은 AI 로봇을 통해 노동 구조와 산업 현장을 재편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기술의 영향과 책임을 둘러싼 논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같은 기술을 두고도 선택이 달라진 지금, 이 전략적 분기는 향후 산업 경쟁력과 기술 주도권에서 뚜렷한 차이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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