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는 재규어가 중국에서 일부 내연기관 모델의 대규모 할인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재규어)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전동화 전환을 준비 중인 재규어가 글로벌 대부분의 국가에서 내연기관(ICE) 모델 생산을 종료했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가솔린 모델을 신차로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규어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장기적으로는 벤틀리와 경쟁하는 최고급 EV 브랜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구 시장에서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 생산을 사실상 중단했다.
다만 여전히 중국에선 체리(Chery)와 합작법인인 체리-재규어랜드로버를 통해 여전히 3종의 내연기관 모델을 조립·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재규어 가솔린 모델의 마지막 판매 거점으로 남은 셈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재규어가 최근 중국에서 이들 모델의 대규모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판매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재규어는 중국 전역에서 진행 중인 딜러 할인으로 일부 모델은 기존 대비 50% 이상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자국 브랜드가 급부상하며 다수의 전통적인 글로벌 브랜드가 경쟁력을 잃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예를 들어 재규어의 중국 전용 모델 중 하나인 XEL은 기존 판매가 33만 4600위안에서 최근 15만 9800위안으로 가격을 인하해 할인율 52.2%에 달한다. 재규어는 또 다른 세단인 XFL도 기존 43만 9900위안에서 현재 23만 9800위안으로 약 45.5% 인하된 가격에 판매 중이다.
재규어는 이번 할인을 통해 제한적이지만 판매 실적에 일부 반등을 보이고 있다(출처: 재규어))
한편 판매 실적을 보면 재규어의 중국 내 입지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지난해 재규어는 중국에서 1만 8326대를 판매해 전체 108개 브랜드 중 76위에 머물렀으며, 시장 점유율은 0.08%에 불과했다. 올해 역시 10월까지 누적 판매는 1만 1600대로 감소해 110개 브랜드 중 81위, 점유율 0.06%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의 할인 정책 이후 월별 판매 흐름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가격 인하가 시행되기 전인 5월 판매량은 759대에 그쳤으나, 6월 1455대, 7월 1566대, 8월에는 1925대까지 증가했다. 이후 9월 1866대, 10월 1782대로 소폭 하락했지만, 할인 이전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반등 역시 일시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후화된 내연기관 모델에 대한 수요는 대폭적인 가격 인하로 일정 수준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지만, 중국 시장 전반이 이미 전동화와 자국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수요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는 재규어의 현재 판매 흐름은 할인 효과를 통한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잔여 수요를 소진하는 단계에 가까운 것으로 내다봤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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