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이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는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열린 첫 ‘Autonomy & AI Day’ 행사를 통해 리비안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자체 반도체, AI 어시스턴트, 신규 수익 모델까지 아우르는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다. 리비안은 차량 판매에만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으며, 그 출발점이 고도화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자율주행 기술이라는 점이다. 테슬라처럼 로봇이나 다른 하드웨어 사업까지 확장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통한 수익 다각화에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핸즈프리 주행 기능의 대폭 확장이다. 현재 약 13만 5,000마일의 고속도로에서만 작동하던 리비안의 핸즈프리 주행 기능은 2026년 초부터 일반 도로를 포함해 북미 전역 약 350만 마일로 확대된다. 차선이 명확히 표시된 도로라면 고속도로가 아니어도 작동하며, 이를 리비안은 ‘유니버설 핸즈프리(UHF)’ 주행으로 정의했다.
이 기능은 ‘오토노미 플러스(Autonomy+)’라는 유료 서비스로 제공된다. 가격은 일회성 2,500달러 또는 월 49.99달러 구독 방식이다. 향후에는 목적지까지 연속 주행이 가능한 포인트 투 포인트 핸즈프리 기능도 단계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다만 운전자의 시선은 도로를 향해야 하며, 완전 무인 주행 단계는 아니다.
리비안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 자율주행의 기반이 될 자체 하드웨어도 공개했다. 리비안은 Arm, TSMC와 협력해 5nm 공정 기반의 전용 자율주행 프로세서를 개발했으며, 이 칩은 차세대 자율 컴퓨터의 핵심으로 활용된다. 해당 시스템은 2026년 말 출시 예정인 R2 SUV에 처음 적용될 예정이다.
이 자율 컴퓨터는 리비안의 장기 목표인 레벨4 자율주행을 염두에 둔 설계다. 리비안은 일정 조건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 가능한 ‘개인 소유 차량 기반 L4 자율주행’을 명확한 방향성으로 제시했다. 상용 로보택시 수준의 기술을 개인 차량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주목할 부분은 기술 외부 판매 가능성이다. 리비안은 이미 폭스바겐 그룹과 전기·전자 아키텍처 및 기본 소프트웨어를 공유하는 합작 관계를 맺고 있으며, 올해에는 모빌리티 분야의 ‘Also’, 산업용 AI·로보틱스 기업 ‘Mind Robotics’를 분사 설립했다. 바클레이즈는 리비안이 자율주행 플랫폼 전체 또는 자체 프로세서 단위로 기술 라이선싱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RJ 스카린지 CEO 역시 관련 질문에 대해 “현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답하며 여지를 남겼다. 이는 리비안의 AI·자율주행 기술이 장기적으로 차량 외 영역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AI 음성 어시스턴트도 함께 공개됐다. 리비안의 AI 어시스턴트는 2026년 초부터 1세대 및 2세대 R1 모델에 적용되며, 차량 제어는 물론 외부 앱 연동, 일정 관리, 목적지 안내 등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공개 시연은 행사 직전까지 안정성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무대에서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됐다.
리비안의 이번 행보는 R2 출시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기존 R1 라인업의 상품성을 끌어올리고, 동시에 미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자율주행과 AI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기업으로의 진화가 리비안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할 분기점이 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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