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와 핵심 공급 계약이 무산된 지 불과 몇 주 만에 글로벌 라이다 업계의 대표 주자로 평가받던 루미나가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출처: 루미나)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볼보자동차와 핵심 공급 계약이 무산된 지 불과 몇 주 만에 글로벌 라이다 업계의 대표 주자로 평가받던 루미나(Luminar)가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현지 시각으로 16일, 루미나는 미국 텍사스 남부 연방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루미나의 자산 규모는 1억~5억 달러 수준인 반면, 부채는 5억~1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기업가치 30억 달러 이상으로 상장했던 5년 전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다.
이번 파산 절차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볼보와의 공급 계약 붕괴가 꼽힌다. 볼보는 지난달 2026년형 ES90과 EX90에서 라이다 옵션을 제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이에 대해 고객 수요 감소와 함께 라이다 하드웨어의 제한된 공급을 이유로 들었으며, 동시에 루미나가 계약상 의무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명시했다.
이에 앞서 루미나의 경영 불안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감지됐다. 창업자 오스틴 러셀(Austin Russell)이 불과 7개월 전 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후 비용 구조 조정과 전략 재편이 진행돼 왔다. 그러나 시장의 라이다 채택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친 데다 누적된 부채 부담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이번 루미나의 파산에는 직접적인 배경으로 볼보와의 공급 계약 붕괴가 꼽힌다(출처: 볼보)
루미나는 파산 절차의 일환으로 라이다 사업부 매각을 추진한다. 이미 반도체 자회사인 ‘루미나 세미컨덕터’를 1억 1000만 달러 현금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회사 측은 법원의 감독 아래 사업 매각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폴 리치(Paul Ricci) 루미나 CEO는 “이사회는 다양한 대안을 검토한 끝에 법원 감독 하의 매각 절차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며 “이 과정에서도 고객들이 기대해 온 품질과 신뢰성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과거 6개월 동안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추진했지만, 기존 부채 구조와 산업 채택 속도가 지속 가능한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루미나의 파산에서 주목할 점은 루미나가 즉각적인 사업 중단에 들어가지는 않는다는 부분이다. 회사 측은 라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공급을 계속 유지하고, 직원 급여와 복지 역시 정상적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던 시기 미래 기술의 핵심으로 평가받았던 라이다 산업이 예상보다 더딘 상용화 속도와 완성차 업계의 전략 수정에 직면하면서, 이번 루미나 사태는 관련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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