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되는 신차 대부분이 대형 터치스크린 중심의 인테리어 변화를 보이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운전자 주의 분산에 대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출처: 테슬라)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신차가 대형 터치스크린 중심의 인테리어 변화를 보이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운전자 주의 분산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리고 최근 이를 수치로 입증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운전자들이 체감해 온 불편과 위험성이 실제 주행 성능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을 정량적으로 확인한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워싱턴대학교와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가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터치스크린 인 모션'이라는 제목으로 2025년 9월 열린 ACM 사용자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기술(UIST)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연구진은 고정밀 주행 시뮬레이터 환경에서 참가자 16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며, 터치스크린 사용이 실제 운전 수행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고정밀 주행 시뮬레이터 환경에서 참가자 16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며, 터치스크린 사용이 실제 운전 수행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출처: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
그리고 실험 참가자들은 도심 환경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주행 중 차량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는 동시에 기억 기반 과제를 수행했다. 또 이 과정에서 시선 이동, 손의 움직임, 조향 안정성, 반응 시간은 물론 동공 확장과 피부 전기 반응 등 인지 부하를 반영하는 생체 지표까지 함께 측정됐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운전 중 터치스크린 조작이 운전자에게 어느 정도의 정신적 부담을 주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주행 중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는 순간 화면 조작 정확도와 속도는 비주행 상태 대비 58% 이상 감소했으며, 동시에 차로 이탈 빈도는 40% 이상 증가했다. 즉, 운전자는 운전에 집중하지 못할 뿐 아니라 화면 조작에서도 성과가 떨어지는 이중 저하 상태에 놓이게 됐다. 작업 난도가 높아질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주목할 점은 이번 연구가 문자 입력이나 SNS 이용과 같은 명백한 주의 산만 행위가 아닌, 제조사가 일상적인 주행 중 사용을 전제로 설계한 기능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출처: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
주목할 점은 이번 연구가 문자 입력이나 SNS 이용과 같은 명백한 주의 산만 행위가 아닌, 제조사가 일상적인 주행 중 사용을 전제로 설계한 기능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오디오 조절, 미디어 선택, 메시지 확인 등 과거에는 물리 버튼이나 다이얼로 간단히 처리하던 기능들이 다단계 디지털 메뉴로 옮겨가면서 운전자의 시각, 손, 인지 자원을 동시에 요구하게 됐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이 같은 결과는 대형 디스플레이와 미니멀한 실내 구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온 최근 자동차 디자인 흐름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특히 물리 버튼을 거의 제거한 테슬라식 인터페이스 전략이 운전 안전 측면에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로도 해석된다.
연구진은 해결책으로 주행 중 자주 사용하는 기능에 한해 메뉴 구조를 단순화하고, 항상 접근 가능한 위치에 배치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버튼 크기 확대와 시인성 강화, 운전자의 인지 부하를 감지해 일부 기능을 일시적으로 제한하거나 경고하는 부하 민감형 시스템 도입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해결책으로 주행 중 자주 사용하는 기능에 한해 메뉴 구조를 단순화하고, 항상 접근 가능한 위치에 배치할 것 제안했다(출처: 오토헤럴드 DB)
한편 이번 연구는 궁극적으로 차량 인터페이스가 제조사의 이상적인 사용 시나리오가 아니라 실제 운전자의 행동 패턴을 기준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터치스크린 중심 설계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 연구는 향후 차량 HMI 설계 방향을 재정립하는 데 중요한 기준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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