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수년간 이어진 차량 절도 사태와 관련해 대규모 합의에 도달했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수년간 이어진 차량 절도 사태와 관련해 대규모 합의에 도달했다. 이른바 ‘기아 챌린지(Kia Challenge)’로 불린 차량 절도 수법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며 미국 전역에서 피해가 속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현지 시각으로 18일, 미국 36개 주 법무장관으로 구성된 초당적 연합은 최근 현대차와 기아가 차량 보안 취약성과 관련된 집단 소송을 종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안은 2010년대 초반부터 판매된 일부 모델에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아 차량 절도가 용이했던 점이 핵심 쟁점이었다.
이번 합의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각 주 정부 및 워싱턴 D.C.에 총 450만 달러를 지급해 조사 비용을 보전하게 된다. 소비자 보상 역시 최대 450만 달러가 책정됐지만, 실제 보상 대상은 절도로 인해 차량이 손상된 ‘적격 피해자’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보상 규모가 피해 실태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합의안에 따르면 차량이 전손 처리된 경우 최대 4500달러, 부분 손실의 경우 최대 2250달러까지 보상이 가능하다.
절도 시도가 있었으나 미수에 그친 경우에는 최대 375달러에 그친다. 실제로는 절도 미수만으로도 유리창 파손이나 스티어링 칼럼 훼손 등 상당한 수리비가 발생할 수 있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해당 사안은 2010년대 초반부터 판매된 일부 모델에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아 차량 절도가 용이했던 점이 핵심 쟁점이었다(SNS 캡처)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실은 절도 피해를 입지 않은 소비자 역시 중고차 가치 하락과 보험료 인상, 보험 가입 거절 등의 간접 피해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번 합의는 주 정부에 지급되는 금액과 비교해 소비자 보상 비중이 낮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향후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에 이모빌라이저를 기본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최대 710만 대에 달하는 기존 차량 소유자에게 아연 보강형 점화 실린더 보호 장치를 무상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과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제공받았던 차주들도 포함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법무장관은 해당 보호 장치 설치 비용이 최대 5억 달러를 초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모든 대상 차량이 실제로 장치를 장착할 경우를 가정한 추산이며, 비용 산정은 현대차와 기아 측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실은 2011년부터 2022년까지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 상당수가 이모빌라이저 없이 출시됐으며, 이는 같은 기간 캐나다와 유럽에서 판매된 동일 모델과 대비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대부분의 경쟁 브랜드 차량에는 이미 해당 장치가 기본 적용돼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결정은 온라인을 통해 절도 수법이 빠르게 확산되는 계기가 됐고, 실제로 2022년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현대차·기아 차량 절도 건수가 약 85% 급증했다. 이들 차량은 당시 도시 전체 차량 절도 사건의 약 2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전역 기준으로도 지난해 가장 많이 도난당한 차량 상위권에 현대차 엘란트라, 현대차 쏘나타, 기아 옵티마가 포함됐다(SNS 캡처)
미국 전역 기준으로도 지난해 가장 많이 도난당한 차량 상위권에 현대차 엘란트라, 현대차 쏘나타, 기아 옵티마가 포함됐다. 캘리포니아 당국은 절도 차량 상당수가 다른 범죄에 사용되거나 교통사고, 일부는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고 밝혀 차량 소유주 외에도 추가적인 피해자가 발생했음을 강조했다.
장기간 이어진 차량 절도 사태와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이번 합의는 사태 수습의 출발점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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