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폭스콘(Foxconn)이 자국 자동차 브랜드 럭스젠(Luxgen)을 전격 인수하며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다. 폭스콘의 전기차 설계 및 디자인 자회사인 폭스트론(Foxtron)은 합작 파트너사인 유롱(Yulon) 그룹으로부터 럭스젠의 지분 100%를 약 7억 8,700만 대만 달러(한화 약 330억 원)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폭스콘은 단순 위탁 생산을 넘어 브랜드 운영, 판매 네트워크, 사후 서비스(AS)까지 아우르는 전기차 밸류체인 전체를 손에 넣게 되었다.
폭스트론은 그동안 전기차 연구개발과 디자인에 집중해 왔으나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는 내년 1분기부터는 럭스젠이 보유한 22개의 전시장과 25개의 서비스 센터, 그리고 약 600명의 전문 인력을 직접 관리하게 된다. 폭스콘은 이를 기반으로 내년 초 독자적인 컨슈머 브랜드인 폭스트론을 론칭하고 모델 B 기반의 신형 전기차 브리아(Bria)를 대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럭스젠 브랜드의 n7 모델은 폭스트론 체제하의 마지막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신차는 폭스트론 브랜드로 출시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폭스콘의 핵심 전략인 위탁 설계 및 생산 서비스(CDMS) 모델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폭스콘 측은 럭스젠 인수가 대만 내수 시장에 국한된 전략적 선택임을 강조했다. 마치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나 구글의 픽셀 폰처럼 자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 능력을 잠재적 고객사들에게 직접 보여주는 쇼케이스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인프라가 없는 비전통적 자동차 기업들에게 폭스콘이 엔드 투 엔드(End-to-End)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음을 입증하겠다는 구상이다.
폭스콘은 내수 시장 다지기와 동시에 글로벌 기술 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스텔란티스, 엔비디아, 우버와 함께 글로벌 자율주행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폭스콘은 고성능 컴퓨팅 및 센서 통합 노하우를 제공하고 엔비디아의 AI 플랫폼과 결합해 전 세계 로보택시 서비스에 투입될 레벨 4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할 예정이다. 대만 내수 브랜드 확보와 글로벌 기술 동맹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폭스콘이 전기차 시대의 안드로이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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