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전기 픽업트럭의 연료비가 동급의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출처:포드)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대형 전기차, 특히 전기 픽업트럭의 판매가 저조한 이유는 내연기관보다 더 비싼 ‘연료비 역전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용 패턴과 충전 방식에 따라 비용 구조가 크게 달라지면서 그동안 전기차 확산을 뒷받침해 온 ‘연료비 절감에 대한 기대감’이 트럭 세그먼트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랜싱과 시카고에 기반을 둔 경제·정책·산업 분석 전문 컨설팅 기관AEG(Anderson Economic Group)가 최근 발표한 2025년 3분기 차량 유형별 연료비 비교 결과에 따르면 실제 운행시 전기차 연료비가 가솔린보다 많았다.
미시간주 기준 100마일(약 161km) 주행 비용은 가솔린 픽업트럭이 16.36달러(약 2만 3706원) 수준인 반면, 전기 픽업트럭은 가정 충전 위주 사용 시 18.98달러(약 2만 7502원), 공용(급속) 충전 위주일 경우 26.39달러(약 3만 8239원)까지 증가했다.
같은 주행거리에서도 충전 환경에 따라 비용 격차가 최대 1만원 이상 벌어졌다. 공용 충전에 의존하는 사용자의 경우 전기 픽업트럭이 상당한 차이로 오히려 더 비싸게 드는 상황이 발생했다.
AEG는 비용 역전의 원인으로 차량 중량과 공기저항이 큰 전기 픽업 특유의 낮은 전비(전력당 주행거리), 업무·장거리·견인 등 사용 특성상 급속충전 비중이 높다는 점, 주(州)별 전기요금·세금·충전 인프라 비용 차이 등을 지목했다.
반면 차고 보유 비율이 높고 가정 충전이 용이한 럭셔리 EV 세그먼트에서는 여전히 전기차의 연료비 이점이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그먼트와 사용 패턴에 따른 ‘경제성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이유로 픽업 트럭 수요가 많은 미국에서 대형 전기차는 생산을 중단하거나 개발을 포기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포드는 F-150 라이트닝의 생산을 최근 중단했고 램(RAM) 역시 인기 모델인 1500 픽업트럭의 전기 버전 출시를 취소했다.
전기 픽업트럭은 전동화 전환의 상징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연료비를 포함한 총소유비용(TCO) 절감 효과가 기대보다 크지 않다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하면서 구매 동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료비가 전기차 확산을 이끌던 핵심 요인이었지만 트럭 시장에서는 그 전제가 무너지고 있다”며 “충전 비용 구조 개선과 전비 향상 없이는 대형 EV 보급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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