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의 이탈리아 카시노 공장 생산 라인 전경. 생산 설비와 생산 차종을 전기차에 올인한 탓에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출처:스텔란티스)
[오토헤럴드 정호인 기자] 제한 속도를 초과한 전동화 전략이 결국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다. 스텔란티스가 이탈리아 카시노(Cassino) 공장의 가동 중단 기간을 연장하면서 연초부터 글로발 자동차 산업 전반의 구조적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카시노 공장은 1972년 완공해 알파 로메오의 프리미엄 후륜 기반 모델을 생산해 온 핵심 거점으로 연간 25~30만 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이다. 그러나 알파 로메오를 ‘100% 전기 브랜드’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 현실 수요와 엇갈리면서 결국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게 했다.
카시노 공장의 2025년 연간 생산량은 1만 8000대에도 미치지 못하며 공장 역사상 최악의 저점을 기록했다. 현지에서는 2026년 알파 로메오의 주력 차종 물량이 1만 3000대를 넘기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신차 공백과 설비 저활용 장기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27~2028년 이전까지 투입될 후속 모델이 사실상 부재해 “약속과 공언만 남은 공장”이라는 냉소까지 나온다.
문제의 출발점은 ‘올인’에 가까웠던 전기차 전략이다. 스텔란티스는 알파 로메오를 2027년까지 전면 전동화한다는 목표 아래 신형 스텔비오와 줄리아 후속을 순수 전기차로만 설계했다. 새로운 플랫폼 역시 전기차 전용으로 개발되면서 마일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대체 파워트레인은 초기 단계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둔화와 구매력 부담, 사용 환경의 제약이 동시에 부각되자 “기술적으로는 준비가 끝났지만 시장은 이미 등을 돌린 상황”이 펼쳐졌다.
스텔란티스 신임 CEO 안토니오 필로사 역시 전환 가정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고 인정하며 전략 수정에 나섰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병행 제공하는 ‘다중 파워트레인’ 체제로 선회하겠다는 것이다.
북미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회귀 흐름이 확인된 것도 방향 전환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유럽과 알파 로메오의 경우 이미 전기 전용 설계가 상당 부분 완성돼 하이브리드 적용을 위한 재설계·검증과 추가 투자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스텔란티스의 카시오 공장 생산 중단 기한 연장은 다른 글로벌 제조사들 역시 올해 전기차 전환 속도와 방식에 대한 재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호인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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