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 시장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판매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단일 모델에 소형 해치백이 이름을 올렸다(출처: 기아)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극도의 실용성을 강조하는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SUV는 신차 판매의 절반을 훌쩍 넘기며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다만 역설적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일 모델은 SUV가 아닌 소형 해치백이 이름을 올렸다.
현지 시각으로 4일, 오토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유럽 신차 판매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59%를 차지했다. 이는 2020년 41%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로 폭스바겐 T-록, 도요타 야리스 크로스 등 소형·컴팩트 크로스오버 모델의 인기가 확산되면서 SUV 수요가 전통적인 소형차 시장까지 흡수한 결과로 분석됐다.
과거 유럽 소비자들은 연비가 낮고 차체가 큰 SUV를 미국식 차량으로 인식하며 거리를 두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형화·전동화된 SUV가 늘어나면서 인식이 변화했다. 도심 주행에 적합하고, 기존 해치백과 큰 차이 없는 차체 크기에 상대적으로 확트인 시야와 실용성을 제공한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됐다.
다치아 산데로는 2025년 유럽 전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신차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출처: 다치아)
폭스바겐, 르노, 포드, 도요타 등 주요 대중차 브랜드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차체를 높이고 디자인을 강화한 소형 SUV와 크로스오버를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재편을 이끌었다.
반면 해치백과 세단, 왜건 등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인기 있던 차종은 점유율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해치백의 경우 2020년 35%에 달하던 시장 점유율이 2025년에는 23.9%까지 낮아졌다. 판매 대수 기준으로도 2020년 420만 대에서 2025년 290만 대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해치백 모델은 여전히 견조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르노 클리오, 폭스바겐 골프, 그리고 다치아의 산데로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산데로는 2025년 유럽 전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신차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산데로의 경쟁력은 가격이다. 독일 기준 판매 가격이 1만 3000유로 이하에서 시작하는 등 높은 가성비를 앞세워 실속형 소비자층을 공략했다. 산데로 판매량은 2020년 16만 8443대에서 2024년 11월 기준 22만 5000대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2025년에도 유럽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산데로 판매량은 2020년 16만 8443대에서 2024년 11월 기준 22만 5000대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2025년에도 유럽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출처: 다치아)
반면 세단 시장 역시 위축이 뚜렷하다. 세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0년 4.7%에서 2025년 3.5%로 낮아졌다. 2025년 세단 판매량은 약 56만 5244대로 집계됐으나, 연말 최종 수치에서는 약 42만 6000대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종별로는 테슬라의 모델 3가 7만 6079대로 세단 판매 1위를 기록해 2위 메르세데스-벤츠 CLA를 3만 7000대 이상 앞섰다.
SUV 확산은 왜건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왜건 모델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0.2%에서 2025년 7.1%로 감소했다. 스코다 옥타비아, 폭스바겐 파사트 등 전통적인 인기 왜건 모델도 SUV 선호 현상 속에서 판매 감소를 겪고 있다.
SUV 부문에서는 폭스바겐 T-록이 2025년 19만 2245대 판매로 유럽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출처: 폭스바겐)
한편 SUV 부문에서는 폭스바겐 T-록이 2025년 19만 2245대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폭스바겐 티구안(18만 683대), 도요타 야리스 크로스(17만 4567대), 푸조 2008(16만 104대), 다치아 더스터(15만 7004대)가 상위권을 형성했다. 이 외에도 시트로엥 C3, 포드 푸마, 기아 스포티지, 현대차 투싼, 닛산 캐시카이 등이 유럽 시장에서 꾸준한 판매 실적을 이어갔다.
관련 업계는 당분간 SUV 중심의 시장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소형 해치백이 여전히 유럽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선택지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이중 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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