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최초의 양산형 이동 수단이 자동차가 아닌 전기 모터사이클에서 탄생했다. 에스토니아 소재의 버즈 모터사이클(Verge Motorcycles)은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 슈퍼바이크 TS 프로(TS Pro)의 양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1분기 내에 미국 고객에게 차량 인도를 시작할 계획이다. 토요타와 퀀텀스케이프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조율하는 가운데, 핀란드 스타트업 도넛 랩(Donut Lab)이 개발한 전고체 셀을 적용해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이번에 탑재된 전고체 배터리는 킬로그램당 400와트시(Wh/kg)의 에너지 밀도를 자랑한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평균치인 200~300Wh/kg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높은 에너지 효율 덕분에 TS 프로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00km(370마일)를 주행할 수 있다. 도넛 랩은 액체 전해질을 고체 물질로 대체하여 주행거리 연장은 물론 저온 환경에서의 성능 저하 문제까지 해결했다.
충전 속도와 내구성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도넛 랩 측은 5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고 밝혔으며, 버즈 모터사이클은 실제 환경에서 200kW 급속 충전을 통해 10분 이내에 완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연기관 차량의 주유 시간과 맞먹는 수준이다. 또한 배터리 수명은 10만 회의 충방전 사이클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 기존 배터리 대비 압도적인 수명을 보장한다.
안전성 역시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장점이다. 가연성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차 화재의 주요 원인인 열폭주 현상으로부터 자유롭다.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덴드라이트 현상으로 인한 셀 손상 위험도 낮췄다. 기술적으로 화재 가능성을 차단한 설계가 실제 도로 위 주행 차량에 적용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TS 프로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을 동시에 갖췄다. 뒷바퀴 허브가 없는 허브리스 휠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모터는 림 내부에 직접 통합됐다. 최대 토크는 약 1,02kg·m(737lb-ft)에 달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5초에 불과하다. 테슬라 방식의 NACS 충전 포트를 기본 제공해 충전 편의성도 높였다.
미국 출시 가격은 표준 배터리 모델이 2만 9,900달러, 대용량 배터리 모델이 3만 4,900달러로 책정됐다. 고가의 탄소 섬유 소재와 첨단 배터리 기술이 집약된 만큼 일반 전기 바이크보다 높은 가격대지만,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가장 먼저 실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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