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가주 레이싱이 '가주 레이싱'으로 변경하고 모터스포츠를 통해 더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낸다.(토요타 제공)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토요타 가주 레이싱이 초심으로 돌아간다. 토요타는 7일, 브랜드 명칭을 ‘가주 레이싱(GAZOO Racing)’으로 변경, 모터스포츠를 통해 더 좋은 차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사람을 키운다는 출발점의 철학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명칭 변경은 단순한 브랜드 정비 차원이 아니다. 가주 레이싱은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스포츠 무대와 양산차 기반의 커스터머 레이싱을 모두 아우르며, ‘모터스포츠를 통한 더 좋은 차 만들기(Making Ever-Better Cars through Motorsports)’라는 신념을 한층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가주 레이싱의 뿌리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토요타자동차 부사장이었던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자신의 드라이빙 스승 나루세 히로무와 함께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도전했다.
회사의 공식 활동이 아니었던 탓에 ‘토요타’라는 이름을 쓰지 못했고 ‘팀 가주(Team GAZOO)’라는 이름으로 출전해야 했고 토요다 회장은 ‘모리조(Morizo)’라는 가명으로 핸들을 잡았다.
완주는 했지만 성취감보다는 뼈아픈 현실이 남았다. 경쟁사들은 트랙에서 개발 중인 차량을 시험하고 있었지만 토요타에는 그런 차조차 없었다. 스포츠카 라인업은 사라졌고 자동차를 만드는 기술과 감각마저 잃어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자리 잡았다. 이 경험이 이후 가주 레이싱 철학의 출발점이 됐다.
토요타는 이 위기의식 속에서 스포츠카 개발을 다시 시작했다. 뉘르부르크링을 개발 거점으로 삼아 ‘LFA’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2010년 약 20년 만에 자사 개발 정통 스포츠카를 세상에 내놓았다. 500대 한정이라는 조건 속에서 완성된 LFA는 토요타가 다시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임을 증명한 상징이었다.
2015년에는 흩어져 있던 모터스포츠 조직을 통합해 ‘토요타 가주 레이싱’이라는 공식 브랜드가 출범했다. 이후 토요타는 세계 랠리 선수권 대회 복귀라는 결단을 내리며 방향을 더욱 분명히 했다. 양산차를 먼저 만들고 레이스카를 파생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레이스에서 이길 수 있는 차를 먼저 만들고 이를 양산차로 발전시키는 접근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 전략의 상징이 바로 GR 야리스다. WRC에서 단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탄생한 GR 야리스는 이후 GR 코롤라로 이어지며 토요타가 다시 자사 개발 스포츠카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모터스포츠와 양산차의 선순환 구조가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토요타는 2025년, 6년 만에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복귀해 GR 야리스를 투입했다. 운전석에는 다시 모리조, 즉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앉았다. 가주 레이싱의 여정이 단절되지 않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브랜드 명칭 변경과 함께 조직 재편도 이뤄진다. 유럽 쾰른에 위치한 기존 '토요타 가주 레이싱 유럽'은 ‘토요타 레이싱’으로 발전해 파워트레인과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토요타 가주 루키 레이싱(TGRR)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며 실전에서 사람을 키우는 ‘도장’ 역할을 이어간다. 로고 전환은 2027년 1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가주 레이싱은 곧 20주년을 맞는다. “토요타로서는 이런 차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에서 출발한 뼈아픈 경험은 이제 토요타 모터스포츠의 정체성이 됐다. 이름은 단순해졌지만 그 안에 담긴 철학은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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