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부로 포르쉐 CEO 직에서 물러난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그룹 회장이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재임 기간 중 내연기관 마칸의 단종 결정이 실책이었음을 밝혔다. 10년간 포르쉐를 이끌어온 블루메는 후임인 마이클 라이터스 신임 CEO에게 자리를 넘기며 과거의 결정이 현재의 시장 상황과 맞지 않았음을 솔직하게 시인했다. 그는 당시 데이터와 시장 예측에 기반한 결정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마칸의 공백을 전기차만으로 채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1세대 내연기관 마칸은 사이버 보안 규정 미준수 등의 이유로 유럽 시장에서 먼저 철수했으며, 2026년 중반 글로벌 생산 종료를 앞두고 있다. 포르쉐는 당초 전기차 전용 모델로 출시된 신형 마칸이 이 수요를 온전히 흡수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블루메는 전략적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포르쉐는 카이엔 아래 급에 위치할 새로운 내연기관 크로스오버를 2028년 출시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이 모델은 마칸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지만 동일한 세그먼트에서 경쟁하게 된다. 아우디 Q5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PPC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작될 예정이며, 비용 절감을 위해 아우디의 콰트로 울트라 시스템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마칸이 후륜 편향 사륜구동 방식을 고집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는 행보다.
포르쉐의 전략 수정은 마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기차 전용 모델로 예고되었던 718 박스터와 카이맨 후속 모델에도 가솔린 엔진 탑재가 결정되었으며, 새롭게 개발 중인 대형 3열 SUV 역시 내연기관 라인업을 포함하게 된다. 급격한 전기차 전환보다는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라는 세 가지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유지하려는 포르쉐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올리버 블루메는 포르쉐 CEO직은 내려놓았으나 폭스바겐 그룹 CEO로서의 임기는 2030년까지 연장되었다. 포르쉐는 그의 재임 기간 동안 판매량이 2015년 22만 대 수준에서 2023년 32만 대까지 급증하는 성장을 거두었다. 포르쉐는 이번 실책 인정을 계기로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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