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AI5’ 설계가 “거의 완료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출처: 테슬라)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AI5’ 설계가 “거의 완료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불과 6개월 전 그가 해당 칩 설계를 이미 “완성했다”고 언급했던 발언과 상충되면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하드웨어 로드맵을 둘러싼 혼선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머스크는 현지시간으로 16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채용 관련 글을 게시하며 “AI5 칩 설계는 거의 마무리됐고, AI6는 초기 단계에 있다”라며 “AI7, AI8, AI9까지 이어지는 차세대 칩을 9개월 설계 주기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들 칩이 “세계에서 가장 대량 생산되는 AI 칩이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AI5는 기존 ‘하드웨어 5(HW5)’로 알려졌던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컴퓨터칩으로, HW3에서 HW4로 이어진 이후 또 한 번의 성능 도약을 예고해 온 핵심 부품이다. 머스크는 그간 AI5가 현행 AI4 대비 최대 10배에 달하는 연산 성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머스크의 이번 발언은 앞서 전해진 일정과는 달라 혼선을 주고 있다. 테슬라는 이미 AI5의 대량 양산 시점을 2027년 중반으로 미룬 상태다. 당시 머스크 역시 “초기 샘플은 더 빨리 나올 수 있지만, 차량 생산에 필요한 수십만 개 물량은 그 이전에 준비되기 어렵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번 테슬라의 AI5 양산 일정은 향후 차량 포트폴리오 전략과도 직결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출처: 테슬라)
반도체 업계 관행상 설계가 확정된 이후에도 시제품 확보, 검증 및 신뢰성 테스트를 거쳐 양산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이번 ‘설계 거의 완료’ 발언은 지난해 7월의 ‘설계 완료’ 언급과 대비되며, 개발 과정에서 일정 지연이나 추가 수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번 테슬라의 AI5 양산 일정은 향후 차량 포트폴리오 전략과도 직결되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테슬라가 2026년 출시를 예고한 ‘사이버캡(Cybercab)’의 경우, AI5 양산이 2027년으로 넘어갈 경우 현행 AI4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차세대 완전 자율주행(FSD) 전략에서 하드웨어 전환 시점이 다시 한 번 늦춰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머스크가 언급한 ‘9개월 설계 주기’ 역시 업계에서는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형 아키텍처 변화가 수반되는 차량용 AI 칩을 9개월 단위로 설계·검증하는 사례는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간 주기로 제품을 선보이는 애플조차 내부적으로는 수년에 걸친 장기 로드맵을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한다는 점에서다.
한편 테슬라의 잦은 하드웨어 세대 교체 또한 기존 고객들의 불만 요인으로도 지적된다. 특히 HW3 기반 차량 구매자들은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초기 약속과 달리, 최신 FSD 기능이 AI4 차량 대비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외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테슬라의 잦은 하드웨어 세대 교체는 기존 고객들의 불만 요인으로도 지적된다(출처: 테슬라)
현재 도로 위에 운행 중인 수백만 대의 HW3·HW4 차량에서도 여전히 ‘무감독 자율주행’이 구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세대 칩 개발 속도만 강조하는 전략이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관련 업계는 자율주행의 병목이 반드시 연산 성능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가하고 AI5가 ‘거의 완료’ 단계에 이르렀다는 주장보다, 기존 하드웨어에서 실제로 신뢰 가능한 무감독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느냐가 테슬라가 직면한 더 큰 과제라고 분석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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