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브랜드의 아이콘 랭글러 루비콘.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팔린 랭글러의 국내 판매 대수가 중국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한국에서 판매된 지프 랭글러(Wrangler)가 2025년 중국 시장 판매량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랭글러 판매 대수는 총 1295대로 전년(1207대) 대비 약 7.3%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지프 전체 판매의 약 62%를 차지하는 수치로 랭글러가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모델임을 보여준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이 전 세계 랭글러 판매 6위 시장에 올랐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핵심 시장인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일본, 멕시코,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판매를 기록했으며 특히 처음으로 중국을 앞질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랭글러의 기록은 한국의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가 미국이나 중국 등 주요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랭글러는 대중형 패밀리 SUV처럼 대량 판매를 전제로 한 차종이 아니라 명확한 용도와 개성을 지닌 모델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글로벌 판매 6위권에 진입했다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 랭글러가 일정 규모의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 판매 실적을 인구 100만 명당 판매 대수로 환산하면 한국은 약 25.1대로 나타난다. 이는 판매 순위 4위인 멕시코(22.3대)보다 높은 수준으로 절대 판매량뿐 아니라 인구 대비 판매 밀도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수요가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다.
지프 랭글러 사하라. 스텔란티스코리아는 방실 대표 부임과 함께 브랜드 역량을 랭글러에 집중하며 한국을 아시아 주요 랭글러 전략 시장 가운데 하나로 포지셔닝해 왔다.(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한국에서 랭글러 판매가 높은 배경에는 기후와 지형에 기반한 사용 환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 장마철의 젖은 노면과 겨울철 눈길·빙판, 산지가 많은 도로 환경 등 변화가 잦은 조건 속에서 사륜구동 SUV에 대한 선호도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랭글러는 단순한 도심형 SUV가 아닌 다양한 도로와 기상 조건을 아우르는 레저·일상 겸용 모델로 인식돼 왔다.
지프 브랜드가 오랜 기간 ‘짚차’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SUV의 대명사로 자리 잡아온 점도 영향을 미쳤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유와 모험의 이미지를 상징해온 지프는 각진 차체와 원형 헤드램프, 노출 힌지, 7-슬롯 그릴 등 상징적인 디자인 요소를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한국 시장에서의 성과는 단순한 수요 증가를 넘어 랭글러를 ‘스타 모델’로 육성하려는 전략의 성과이기도 하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방실 대표가 부임한 2024년 이후 브랜드 역량을 랭글러에 집중하며 한국을 아시아 주요 랭글러 전략 시장 가운데 하나로 포지셔닝해 왔다.
이를 위해 국내 시장을 겨냥한 스페셜 에디션을 자체 기획·개발해 선보이며, 랭글러에 지속적으로 신선함을 더했다. 한국 고객의 취향과 사용 환경을 반영한 한정판 모델을 연이어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명확한 구매 계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올해로 브랜드 출범 85주년을 맞은 지프는 미국 시장에서 매달 한 종씩, 연중 총 12종의 헤리티지 한정 모델을 선보이는 ‘Twelve 4 Twelve’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 85주년 기념 한정 랭글러를 포함해 개성과 화제성을 갖춘 다양한 버즈 모델이 향후 한국 시장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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