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2023년 말 예산 문제로 전격 중단했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제도를 2년 만에 재가동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2024년 보조금 중단 이후 판매가 크게 하락한 독일 전기차 시장을 살리기 위해 꺼내 든 이번 카드는 사실상 중저소득층의 내연기관차를 강제로 전기차로 교체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다만 정가 1,690만 원짜리 다치아 스프링이 보조금 혜택으로 800만 원대에 팔리는 상황이 중고차 잔존가치 시장에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보조금 수혜 대상에 중국산 차량을 포함한 독일의 결정이 현지 제조사들에게 약이 될지, 아니면 안방을 내주는 독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2026년 1월 19일 발표된 이번 정책은 과거의 보편적 지원에서 벗어나 저소득층과 다자녀 가구에 혜택을 집중하는 사회적 형평성을 최우선 가치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제조사들의 자체 프로모션까지 더해지면서 일부 모델은 내연기관 차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새로운 보조금 규정에 따르면, 신규 배터리 전기차 구매자는 소득과 가족 구성에 따라 최소 3,000유로에서 최대 6,000유로를 지원받는다. 연간 과세 소득 4만 5,000유로 이하이면서 18세 미만 자녀가 2명 이상인 가구는 최고액인 6,000유로를 수령할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60g/km 이하 및 전기 주행거리 80km 이상 요건을 충족할 경우 최대 4,500유로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단, 차량 인도 후 해외로 즉시 재판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 36개월의 의무 보유 기간이 적용된다.
정부 지원에 발맞춰 글로벌 자동차회사들도 파격적인 자체 할인을 내걸고 수요 선점에 나섰다. 폭스바겐은 인기 전기 세단 ID.7과 SUV 모델 등에 대해 최대 5,000유로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만약 최대 보조금 대상자가 ID.7 Pro(정가 54,105유로)를 구매할 경우, 정부 보조금 6,000유로와 제조사 할인 5,000유로를 더해 총 11,000유로를 절감, 43,105유로에 차량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보급형 모델인 ID.3의 경우 실구매가가 23,330유로까지 떨어지며 내연기관 골프(29,395유로)보다 약 6,000유로 저렴해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중국의 BYD는 아토 3 등 주요 모델에 대해 최대 9,000유로라는 압도적인 보너스를 책정했다. 포드는 머스탱 마하-E와 푸마 Gen-E 등 5개 모델에 5,000유로 할인을 적용한다. 초저가 전략을 구사하는 다치아는 전기차 스프링(Spring)의 가격을 5,000유로 추가 인하해, 모든 혜택 적용 시 최종 구매가를 5,900유로(약 860만 원)까지 낮췄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유럽의 강화된 탄소 배출 규제(CAFE)를 준수해야 하는 제조사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내연기관차 판매 비중이 높을수록 막대한 벌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전기차 보급 대수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파격 할인이 제조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보조금이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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