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의 뉴스에서 이제는 작년이 된 2025년도에 기아자동차가 약 314만대를 판매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재작년이었던 2024년도에 처음으로 기아 브랜드가 연간 생산 300만대를 넘겼고, 2025년도에는 거기에서 약 2%가 더 늘어서 약 314만대를 생산한 것입니다.
그 뉴스를 보면서 문득 제가 기아에 처음 입사했던 1988년 12월이 생각났습니다. 지금부터 약 37년하고도 1개월 전인 것입니다. 어느 새 그렇게 시간이 흐른 건지 놀랍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는 건 그 당시에 저를 비롯한 신입사원들에게 선배 사원 한 분이 기쁜 목소리로 기아산업(1990년부터 기아자동차로 바뀌었고, 그 전까지는 ‘기아산업’ 이었습니다)의 1988년도 연간 생산 대수가 드디어 3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며 자랑스럽게 소개하던 모습입니다.
그 뒤로 37년이 지나 2025년에 313만5,803대를 생산했으니, 10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이중에 국내 판매 대수는 54만 5,776대이며, 해외 판매는 258만 4,238대를 판매했다고 합니다.
연간 생산량 30만대는 대량생산 자동차 기업의 최소 경제 단위이므로 그 ‘벽’을 넘었다는 것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기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1989년부터는 ‘기아산업’에서 ‘기아자동차’로 명칭이 바뀌면서 자동차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 부침(浮沈)은 있었습니다. 1981년에 정부에서 실시한 자동차산업 합리화조치로 기아산업은 1982년부터 5년동안 5톤 이하의 화물차만을 생산하도록 규제를 받았습니다.
물론 1980년부터 기아는 1톤 화물차 ‘봉고’를 기술제휴 기업이었던 일본의 마쓰다 로부터 들여와 국산화 시켜서 생산하고 있었고, 봉고 승합차도 1981년부터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형 승용차 브리사(Brisa)도 1974년부터 생산하고 있었지만, 1982년부터는 승용차 생산을 중단하게 됩니다.
그 뒤로 1984년에는 봉고 승합차의 후속 모델로 베스타(NB-1)를 생산하지만, 이 모델 역시 마쓰다의 브로니(Brawny)를 들여온 것이었습니다. 물론 원형 그대로는 아니었고, 전후면 디자인을 우리의 정서에 맞게 크게 바꾼 것이었지만, 사실상 고유 모델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1987년의 승용차 생산 재개를 위한 준비를 1984년부터 공식적으로 시작해서 소형 승용차 프라이드 생산 준비를 미국 포드와 일본의 마쓰다, 그리고 기아의 3사가 공동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개발 코드는 NB-3였습니다.
여기에서 NB는 New Bongo를 의미했습니다. 1980년대에 어려운 시기를 봉고 화물차와 승합차 개발과 생산으로 이겨낸 것을 기억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미가 들어간 이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의미로 새로운 개발 차종의 코드로 신형 승합차 베스타가 NB-1이었고, 프라이드가 NB-3, 중형 세단 콩코드가 NB-5, 그리고 1세대 스포티지가 NB-7이었습니다. 그리고 3세대 승합차 프레지오는 NB-9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홀수 번호의 개발 프로젝트가 양산으로 이어졌습니다.
1987년부터 시작된 승용차 생산 재개로 프라이드 승용차의 수출이 시작되고, 베스타의 차체를 이용해 개발한 더 넓은 캐빈을 가진 와이드 봉고(SR) 등이 개발되면서 1988년도에 기아산업의 연간 생산대수가 처음으로 30만대를 넘겼던 것입니다.
물론 그 당시에 기술제휴 기업이었던 일본 마쓰다는 이미 연산 100만대(그 중에 24만대는 미국 공장 생산량)의 기업이었습니다. 신입이었던 저를 비롯한 그 당시의 입사 동기들은 열심히 노력해 마쓰다를 따라잡자는 다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콩코드의 가지치기 차량이었던 준중형 캐피탈(K-car), 첫 고유모델이면서 기아 브랜드로 미국 수출을 처음 시작한 세피아와 스포티지 개발 등이 이어집니다. 1995년도에 출시한 첫 고유모델 중형 승용차 크레도스 역시 미국 수출을 목표로 개발해서 유럽 수출은 성사됐지만, 그 시기에 미국 안전규제가 바뀌면서 미국에 수출되지는 못했습니다.
그후 기아의 고유모델 개발은 30년이 넘게 이어졌고, 미국 등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목적기반 차량 PV5도 내놓았습니다.
새로운 PV-5는 기아자동차도 공식적으로 밝혔듯이 기아가 만들었던 실용적인 화물차이자 승합차였던 봉고의 DNA를 가지고 있는 차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아자동차가 공식적으로 밝힌 올해 2026년도의 연간 자동차 판매 목표는 국내 56만5,000대, 해외 277만5,000대, 특수 차량 1만대 등으로 총 335만대라고 합니다.
한편으로 마쓰다의 2025년 판매 통계는 약 120만 7,069대입니다. 37년 전보다 약간 늘어났지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때 마쓰다는 기아의 3 배 이상 규모의 업체였지만, 이제는 기아가 300만대를 넘어서서 마쓰다의 3 배에 가까운 규모의 기업이 됐습니다.
80년을 넘어서는 기아의 역사는 이제 21세기에 들어와 디지털 모빌리티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기아 디자인을 대표하는 이미지의 타이거 노즈(Tiger nose)는 EV5와 EV6, 그리고 셀토스 등 최신 차량에서 더욱 더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날의 디지털 모빌리티 시대에는 기아자동차 뿐만 아니라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브랜드나 기업의 역사와 전통을 반영한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건 디자인이 단지 겉모습 꾸미기가 아닌 기업의 기술철학과 역사를 나타내는 또 다른 방법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실용적이고 튼튼한 차를 만드는 한 앞으로 기아의 역사는 지금까지의 80년에서 더 나아가 100년을 완성하고, 다시 새로운 100년을 향해 계속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자동차와 모빌리티 기술과 산업 역시 그 어느 나라도 대체할 수 없는 고유의 기술과 디자인으로 21세기를 넘어 또 다른 100년의 22세기를 향해 발전하기를 바래 봅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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