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품업계 전반에서 제품 라인업을 세분화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하나의 기준으로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키기보다, 개인의 생활 패턴과 취향, 건강 상태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제품군을 촘촘히 나누는 전략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는 소비의 주체가 타인이 아닌 ‘나’로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표한 트렌드코리아 2026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픽셀 라이프(Pixel Life)’로 정의했다. 거대한 유행을 따르기보다, 픽셀처럼 잘게 쪼개진 기준에 따라 소비하는 경향이 일상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개인화 소비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변화는 신제품 기획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섭취 시간과 컨디션, 소비 장소와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라인업을 확장한 이른바 ‘T.P.O 식음료’가 주목받고 있다. 카페인의 강도를 세분화하거나, 휴대성과 가정 내 소비를 고려해 용량을 다양화하고, 건강 상태에 따라 당 함량을 조절한 제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섭취 시간과 컨디션에 맞춘 커피 선택지 확대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는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캡슐 커피 ‘멜로지오’의 확장판으로 카페인 함량을 높인 ‘멜로지오 고’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를 통해 디카페인부터 고카페인 옵션까지 아우르는 ‘멜로지오’ 3종 라인업을 완성하며, 시간과 상황, 컨디션에 따라 커피를 고를 수 있는 선택지를 넓혔다.
네스프레소 ‘멜로지오 고’ 및 ‘멜로지오’ 3종 캡슐 (사진제공=네스프레소)
멜로지오는 브라질과 과테말라산 아라비카 원두를 블렌딩해 부드러운 바디감과 꿀처럼 달콤한 비스킷 풍미가 특징인 캡슐이다. 새롭게 추가된 멜로지오 고는 기존 멜로지오의 풍미를 유지하면서 카페인 함유량을 높여, 보다 또렷한 에너지가 필요한 순간에 적합한 선택지로 제안된다.
네스프레소는 하루의 리듬에 맞춰 즐길 수 있도록 멜로지오 3종을 활용한 커피 레시피도 함께 공개했다. 멜로지오 고에 유자를 더한 ‘유자리카노’는 이른 아침이나 집중이 필요한 시간대에 산뜻한 활력을 더해주며, 멜로지오에 오렌지청을 곁들인 ‘아이스 오렌지 비앙코’는 나른한 오후의 리프레시에 적합하다. 멜로지오 디카페나토에 오크 시럽을 더한 ‘스모키 카푸치노’는 카페인 부담 없이 주말이나 저녁 시간대에 즐기기 좋은 레시피로 제안됐다.
네스프레소 ‘멜로지오 트리오 레시피’ (사진제공=네스프레소)
장소와 상황에 따라 고르는 용량 전략
소비 장소에 따른 니즈를 반영해 용량을 다각화한 음료도 눈길을 끈다. 일화는 기존 500mL 페트병 단일 규격으로 운영하던 ‘일화차시 호박팥차’를 340mL 캔 제품으로 확대 출시했다. 국산 볶은 팥과 늙은 호박을 배합한 블렌딩 티 음료로, 카페인과 칼로리, 당류를 배제해 생수 대용으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휴대가 간편한 소용량 캔 제품을 추가하며 차 음료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 접점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좌) 일화 ‘일화차시 호박팥차 340ml 캔’ 이미지 (사진제공=일화) /(우) 풀무원녹즙 ‘식물성유산균 쌀 500ml’ 이미지 (사진제공=풀무원녹즙)
풀무원녹즙은 요거트 발효유 ‘식물성유산균 쌀’의 대용량 제품을 선보였다. 국내산 쌀즙과 식물성 유산균을 담아 공복에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이 제품은 2012년 출시 이후 꾸준한 수요를 이어왔다. 재작년 온라인 채널에서 번들 구성으로 선보인 이후 약 2년 만에 판매량이 출시 초기 월평균 대비 20배 가까이 증가하며 인기를 입증했고, 이러한 성장세를 반영해 기존 150mL 제품에서 500mL 대용량으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당 섭취를 고려한 저당 제품 인기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당 섭취를 조절하려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저당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오리온은 밸런타인데이 시즌 한정으로 당 부담을 줄인 ‘투유 저당’을 출시했다. 제품 한 개당 섭취 당은 2g으로, 방울토마토 4알 분량에 해당하며 시중 초콜릿 평균 대비 8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 함량을 30% 이상으로 설계해 진한 풍미와 쌉쌀한 여운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좌) 오리온 ‘투유 저당’ 이미지 (사진제공=오리온) /(우) 샘표 ‘매콤달콤 학교앞 떡볶이 양념 저당’ 이미지 (사진제공=샘표)
샘표는 당류를 대폭 줄이면서도 익숙한 맛을 구현한 ‘매콤달콤 학교앞 떡볶이 양념 저당’을 선보였다. 100g당 당 함량은 2g에 불과하며, 기존 제품 대비 당류를 94% 줄였다. 고춧가루를 사용해 깔끔한 매운맛을 살렸고, 떡과 어묵만 준비하면 추가 양념 없이도 부담을 덜고 떡볶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식품업계는 소비자의 하루, 생활 환경, 건강 상태를 기준으로 제품을 세분화하며 ‘나에게 맞는 선택지’를 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픽셀처럼 잘게 나뉜 소비 기준이 앞으로 식품 시장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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