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 내 입지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2021년 EV6 출시와 함께 기존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 전기차 선두 주자로 주목받았던 기아지만, 최근 발표된 올해 1월 판매 실적은 충격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기아 브랜드 전체 판매량은 1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부문은 이른바 '판매 절벽' 수준의 위기에 직면했다.
주력 모델 EV6·EV9 동반 추락
기아의 핵심 전기차 모델인 EV6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단 540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1월(1,542대)과 비교해 65%나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이미 연간 판매량이 40% 하락했던 EV6에게는 뼈아픈 결과다. 3열 대형 전기 SUV로 기대를 모았던 EV9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월보다 45% 줄어든 674대가 팔리는 데 머물렀다.
현대차와 기아의 엇갈린 성적표
주목할 점은 형제차인 현대차 아이오닉 5와의 격차다. 아이오닉 5는 EV6와 기계적으로 동일한 플랫폼(E-GMP)을 공유하지만, 지난달 판매 감소폭은 6%에 불과했다. 판매 대수 역시 2,126대로 EV6의 약 4배에 달한다. 2025년 전체 판매량에서도 아이오닉 5가 약 4만 7천 대를 기록한 반면, EV6는 1만 3천 대 수준에 머물며 대중 인지도와 마케팅 측면에서 현대차에 크게 밀리는 모습이다.
내부 전략이 부른 독(毒)… 생산 유연성과 마케팅 부재
기아 관계자들은 이러한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공장 물류 및 생산 유연성 전략을 꼽는다.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전기차(EV6, EV9)와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모델(텔루라이드, 쏘렌토, 스포티지)을 혼류 생산하는 과정에서, 수요가 폭증한 하이브리드 모델에 생산 비중을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텔루라이드와 스포티지는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 중이지만, 그 대가로 전기차 생산과 공급이 뒷순위로 밀려났다.
반면 현대차는 조지아주 ‘메타플랜트’를 전기차 전용 거점으로 운영하며 아이오닉 5와 신형 아이오닉 9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밀어내고 있다. 여기에 기아가 부분변경 모델인 신형 EV6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않은 점도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만든 원인으로 지목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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