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산업이 지능형 전기차 기술의 우위를 앞세워 전 세계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2026년 2월 현재, 중국 브랜드의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와 주요국의 정책 변화가 맞물리며 현지 공장 건설과 핵심 부품 투자가 사상 최대 규모로 단행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최근 4개월간 중국 자동차 및 부품사들이 공개한 해외 투자 프로젝트는 15개 이상으로, 총 계획 투자액만 700억 위안(약 107억 달러)을 돌파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단순한 차량 수출을 넘어 배터리부터 핵심 부품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차이나 생태계’를 현지에 구축하며 글로벌 공급망 내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배터리 업체 CALB는 지난 1월 20일 포르투갈에 약 20억 6천만 유로(약 24억 5천만 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공장은 초기 15GWh에서 향후 45GWh까지 용량을 확대해 유럽 시장의 리튬 의존도를 낮추는 핵심 기지가 될 전망이다.
CATL도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스페인 사라고사에 41억 유로(약 5조 8천억 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장을 착공했다. 이는 스페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중국 산업 투자로 기록될 예정이며, 2026년 말부터 연간 5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해 유럽 전역의 전기차에 공급할 계획이다.
체리자동차는 2026년 중반까지 베트남에 총 8억 달러를 투입해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왼쪽 핸들 모델 전용 생산 기지로 활용되어 아세안 시장은 물론 유럽 수출까지 겨냥한다.
2025년 중국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832만 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신에너지차 수출은 전년 대비 70% 증가한 343만 대였다. 전통적 강세였던 러시아를 제치고 멕시코가 수출 대상국 1위로 올라섰으며, 중동 시장에서도 견고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시장의 정책 변화도 중국 기업들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월 12일, 중국과 EU는 전기차 수입 프레임워크에 합의하며 고율 관세 대신 최저 판매가격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중국 업체들이 관세를 지불하는 대신 이익을 확보하면서도 유럽 제조사들과 공정한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는 ‘소프트 랜딩’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 역시 2029년까지 30억 유로 규모의 전기차 인센티브를 재도입하며 중국 브랜드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등 전통 제조 강국들이 지능형 차량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공급망 강점과 연계한 기술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어,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통합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이제는 단순히 저가차를 많이 파는 단계를 넘어 배터리와 소프트웨어를 패키지로 현지화하는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유럽연합이 관세 대신 가격 하한선을 제안하며 중국의 투자를 유도하는 모습은 중국 기술력이 이미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