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2026년 초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공장에서 차세대 전기 SUV 카이엔 일렉트릭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모델과 동일한 라인에서 혼류 생산되는 유연 생산 방식을 채택했다. 포르쉐는 시장 수요에 따라 구동계별 생산 비율을 즉각 조절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카이엔 EV의 핵심은 배터리 조립의 자체 제작이다. 포르쉐는 호르나 스트레다에 포르쉐 스마트 배터리 샵을 설립하고, 기존 외부 업체 의존 방식에서 벗어나 배터리 모듈 조립을 내재화했다. 약 150명의 직원이 LG에너지솔루션에서 공급받은 파우치 셀을 활용해 시간당 132개의 모듈을 조립하고 있다. 이는 하루 약 352대 분량의 배터리 팩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카이엔 EV는 108kWh 용량의 배터리와 독자적인 이중 냉각 시스템을 통해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단 16분이 소요되는 압도적인 성능을 갖췄다.
한편, 블룸버그와 독일 오토모빌보헤 등 외신은 지난 1월 취임한 마이클 라이터스 신임 CEO가 718 전동화 계획의 전면 포기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큰 원인은 배터리 공급망의 붕괴다.
당초 포르쉐는 스웨덴 노스볼트로부터 고밀도 셀을 공급받기로 했으나, 노스볼트의 파산 신청과 매각 과정에서 공급망이 완전히 단절됐다. 여기에 배터리 팩 조립 파트너였던 발멧까지 프로젝트에서 철수하면서 포르쉐는 사실상 ‘플랜 B’가 없는 고립 상태에 빠졌다. 개발 지연과 비용 상승, 중국 시장의 전기차 수요 둔화까지 겹치며 포르쉐 이사회 내부에서는 718 EV를 포기하고 내연기관 모델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선회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고 오토모빌보헤는 전했다.
포르쉐의 이번 상황은 전동화 시대에 공급망 관리가 브랜드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짓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카이엔은 자체 배터리 샵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지만, 스포츠카 718은 배터리 파트너사의 파산이라는 변수에 가로막힌 셈이다.
마이클 라이터스 신임 CEO가 718의 전동화를 완전히 포기하고 내연기관 RS 모델을 더 유지하는 결단을 내릴지, 아니면 LG엔솔 같은 검증된 파트너와 새롭게 손을 잡을지가 향후 포르쉐 스포츠카 라인업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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