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2월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친환경차분과 전문위원회를 개최하고 글로벌 자동차 환경규제 변화에 따른 국내 산업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세계 주요국들이 탄소 감축 중심의 환경 정책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산업 안보 전략으로 재편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마련됐다.
글로벌 트렌드: '탄소 중립'에서 '산업 안보'로의 전환
강남훈 KAMA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전기차 수요 부진과 산업 보호를 이유로 현실적인 정책 노선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고 평균연비규제 과징금을 없애는 등 기업의 규제 부담을 대폭 경감했다. 2031년 평균 연비 목표 역시 기존 50.4mpg에서 34.5mpg로 크게 완화했다.
유럽연합(EU) 또한 엄격했던 온실가스 규제에 유연성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 평균치를 기준으로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하도록 규정을 수정해 폭스바겐 등 주요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벌금 폭탄을 피할 수 있게 도왔다. 또한 유럽산 전기차에 대해서만 슈퍼 크레딧을 부여하는 등 역내 제조 기반 유지를 규제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과도한 국내 규제, 중국산 전기차 유입의 '레드카펫' 되나
반면 우리나라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연계해 세계 최고 수준의 규제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일본의 경우 2030년 연비 기준을 한국의 2025년 수준인 25.4km/L로 유지하며 기업의 자율적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 대조적인 사례로 꼽혔다.
강 회장은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내수 시장을 잠식당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효성 있는 탄소 감축을 위해서는 기업을 압박하는 징벌적 신차 규제에 의존하기보다 노후차 폐차 지원 확대, 충전 인프라 확충, 생산 세액공제 확대 등 실질적으로 국내 생산 전기차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하이브리드차 역할 재조명과 정책 유연성 확보 제언
주제 발표를 맡은 김철환 이노씽크컨설팅 상무는 글로벌 기후 정책이 대중국 견제를 골자로 하는 공급망 전략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급격한 전동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규제와 시장 수용성 간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중단기적으로 소비자의 현실적 선택지인 하이브리드차(HEV)의 역할을 정량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전동화에 부정적인 외생변수가 발생할 경우 조건부 완충 장치를 제도화하는 등 유연한 제도 운영을 통해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국내 생산 기반을 공고히 유지하면서 수요 창출을 실질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정책적 고민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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